장학금 횡령사건이 터지면서 피의자와 참고인 자격으로 각각 경찰조사를 받은 대학교수 2명이 난투극을 벌여 1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기도 화성서부경찰서와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저녁 화성시 모대학 운동장에서 체육학과 교수 김모(50)씨가 화상을 입고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것을 대학 강사 김모(54)씨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당시 김씨는 동료 교수 이모(64)씨와 심한 몸싸움을 벌인 듯 속옷 차림에 이씨를 끌어안은 채 쓰러져 있었으다. 주변에서 1.8ℓ짜리 페트병 2개가 발견됐는데 1개는 반쯤 휘발유가 채워져 있었고 다른 1개는 빈 상태였다.
화상을 입은 김씨는 병원 이송과정에서 “이씨가 내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얼굴과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고 서울 베스티안병원으로 옮겨져 중증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김씨와 몸싸움을 벌인 이씨는 강사 김씨가 119에 신고하자 대학 체육관의 샤워장으로 갔으며, 티셔츠로 샤워기에 목을 매 자살을 기도했으나 강사 김씨가 쫓아와 말리자 달아났다.
김 교수와 이 교수는 장학금 횡령사건과 관련,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동부경찰서 관계자는 “대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교수들이 횡령한 사건과 관련해 김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최근 조사했고, 이 교수를 앞서 지난 2월 참고인자격으로 조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250여명의 병력을 동원, 대학건물과 인근 야산에 걸쳐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도주한 이 교수를 찾지 못했다.
김진태 기자/jtk070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