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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환자도 의사도 행복한 치료 꿈꾼다”
갑상선 최고 권위자 조보연 중앙대 교수
갑상선 부작용 아우르는 센터 목표

돈·명예보다 환자의 행복에 보람느껴



“의사도, 환자도 행복한 센터를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최근 중앙대학교병원 갑상선센터장에 선임된 조보연 교수는 국내 갑상선 분야의 최고 권위자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래 그는 40년간 갑상선 연구만 파고들었다. 그런 그가 모두가 선망하는 자리인 서울대 교수직을 뿌리치고 중앙대로 옮긴 것은 바로 ‘행복한 치료’를 꿈꿨기 때문. 돈이나 명예보다 ‘행복한 치료’가 중요하다는 소신 때문이다.

1971년 이래 갑상선 관련 치료와 연구 및 교육에 몸담아오던 그는 날이 갈수록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몰려드는 환자 때문에 정작 환자와 얼굴을 마주하고 병에 대해 설명할 시간이 없었던 것. 또 갑상선 질환 부작용에 의해 안구돌출이 생기거나 목소리가 변하는 환자에 대해서도 별반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게 못내 안타까웠다.

“환자를 보면서 병만 치료했지, 정작 환자 자체는 외면했어요. 인간(환자)을 치료하는 게 진짜 치료인데…. 제 치료를 받고 병이 나은 환자의 삶이 행복했을까를 돌아보니 이건 아니다 싶더라고요.”

중앙대에서 갑상선센터를 만들겠다며 조 교수를 초빙했을 때 그는 가장 먼저 이런 경험에서 나온 깨달음을 현실에서 실현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그는 갑상선 질환을 치료한 바로 그 자리에서 안구돌출증, 목소리 변성 그리고 임신ㆍ출산 관련 질환 등 관련 부작용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고자 했다. 


때문에 중앙대는 갑상선센터를 짓다 말고 내부 구조를 바꾸기도 했으며, 안과ㆍ핵의학과ㆍ산부인과ㆍ이비인후과 등 교수 13명을 센터에 배속시켜줬다. 비용이 많이 드는 다빈치 로봇수술기도 배정해줬다. 이 모든 게 ‘환자를 치료해서 행복하게 해주자’는 조 교수의 주장 때문이었다.

“실제로 갑상선암은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는데, 한국인은 켈로이드 체질이라 수술하면 흉터가 크게 생깁니다. 따라서 로봇 수술로 흉터를 작게 하고, 성가대 봉사하는 분에게는 성대 성형 및 음성 치료도 병행해줍니다. 안구돌출증이 온 분에겐 안구돌출증 치료까지 해줘야 환자가 행복을 느끼지 않겠어요?”

5개과, 13명의 의사가 과에 상관없이 협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의 시도가 시작된 지 한 달여, 처음엔 ‘이게 과연 가능할까’싶을 정도로 파격적인 센터였지만 지금은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힘들지 않을까 하던 의사도 한 달여 동안 거둔 가시적인 성과에 뿌듯해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부작용을 그대로 안고 돌아가는 환자를 보며 무기력함을 느꼈다면, 지금은 모든 걸 해결하고 돌아가는 환자를 보며 뿌듯함과 행복을 동시에 느낀다”고 덧붙였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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