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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가수’ 노래 잘하는 가수가 더 잘 부를수있는 무대
MBC ‘나는 가수다’의 27일 방송은 지난 20일 방송에서 7위에 머문 김건모를 탈락시키지 않고 재도전 기회를 부여해 원칙을 져버렸다는 거센 비난을 받은 후 이뤄져 관계자와 시청자의 반응을 어느 정도 체크할 수 있는 기회였다.

‘나는 가수다’가 경연(競演)의 비정함과 잔인함이 없는 건 아니다. 이 점이 불협화음을 야기했지만 갈수록 조금씩 적응하면서 따뜻한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느껴졌다. 윤도현은 “7명의 가수들이 이렇게 끈끈하게 될지 몰랐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최고의 가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다는 진정성이 감동을 준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다. 이소라는 “여러분들이 실망하시고 마음이 안 좋으시더라도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한 뒤 “‘나는 가수다’는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가 더 잘 부를 수 있는 무대다”고 말했다.

역시 가창력이 뛰어난 뮤지션은 남의 노래를 불러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감동을 이끌어냈다. 청충평가단의 표정은 무한 감동으로 가득찼다.

이소라가 박정현의 ‘나의 하루’를 재즈 스타일로 부르고, 박정현이 김건모의 ‘첫인상’을 R&B와 라틴 스타일로 편곡해 부른 것, 또 윤도현이 백지영의 ‘대시’를 록과 펑크 스타일로 부른 건 다른 곳에서는 들어볼 수 없는 무대였다.


한 자문위원은 “이런 공연은 이전에 본 적이 없다”면서 “쇼킹하고 뿌듯하고 소름이 끼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7명의 가수들이 결연하고 비장한 자세로 노래를 불렀으니 열정과 열기가 뜨겁게 전달됐다.

김건모도 “꼴찌가 되어 보니까 자신감이 없어졌다”면서도 “꼴찌를 안했다면 일상 그대로 지상렬과 술 한잔 하고 집에 갔을텐데 이번에는 긴장했다. 지금까지 음악을 직업으로 생각했다면 요즘은 내 몸의 일부분이 됐다. ‘나는 가수다’는 인생의 터닝포인트, 즉 새로운 발을 내딛는 출발선에 설 수 있게 해준 프로그램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1위는 이소라의 ‘제발’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부른 김범수에게 돌아갔다. 7위 득표자는 정엽이 선정됐으나 제도전 기회를 포기했다.

정엽은 “은근히 부담됐는데 이제 벗어날 수 있다. 이 자리에 있는 것만도 영광이다”면서 “대중문화가 다양하다는 것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느껴졌으면 한다. 따뜻한 프로그램이다”고 말하고 퇴장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았던 김건모도 “죄송하다”며 청중평가단에 용서를 구한 후 정엽의 ‘유 아 마이 레이디’를 떨면서도 최선을 다해 불렀다.

‘나는 가수다’는 27일 방송을 끝으로 4월 한달여간의 휴식기를 갖고 재정비해 오는 5월 다시 돌아온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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