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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 스피드 글로벌 리커버리’ …세계화의 이득은 누구에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의 경기회복 속도는 더딘 반면, 신흥시장국은 빠르게 성장하는 현상을 ‘투 스피드 글로벌 리커버리(Two-speed global recovery’)라고 한다. 최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이 표현을 자주 쓴다. 그래서 통화정책 결정이 예전보다 더 복잡해졌다는 게 김 총재의 얘기다.

종전에는 세계화(Globalization)의 수혜자는 선진국이었고, 개도국은 피해자라는 주장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그 반대의 시각이 등장하면서 선진국들이 그 동안 세계화 확산을 위해 추진해왔던 각종 조치들을 후퇴시키는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24일 발간된 한국은행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세계화로 더 많은 혜택을 받은 지역은 어디인지 ▷세계화에 다른 리스크를 더 많이 부담하는 지역은 어디인지에 대한 논란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선진국 자본이 개도국의 경제성장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되고 해외직접투자는 선진국 기술을 단기에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개도국의 경제성장률이 선진국 성장률을 앞지르고 소득격차도 축소되고 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배구조가 개도국 지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정되면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국가들이 모두 IMF 쿼터 상위 10개국에 포함된 것도 눈 여겨 볼만한 변화다. 종전에는 2개국 뿐이었다.

또 기존에는 세계화 과정에서 경제위기는 주로 개도국에서 발생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가 누적되면서 선진국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예전과 다른 점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는 과거와 달리 충격의 크기와 지속성, 회복 속도 면에서 선진국이 개도국보다 더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움직임은 세계화의 퇴조 가능성에 대한 논쟁으로 발전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부 선진국들이 정부지원 사업에자국산 철강제품의 사용을 의무화하거나 자금난을 겪는 특정 기업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는 등 수입품 진입을 억제하는 것이 세계화의 퇴조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또 자국 통화가치 절하도 일종의 보호무역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도국도 자본의 과도한 유입과 급격한 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외국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해외경제포커스는 하지만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세계화를 되돌릴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개도국의 부상에 따른 문제점 등은 긴밀한 국제공조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분석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화의 수혜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있지만 이는 실업증가, 경제적 위상의 약화 등 단기적이고 유형의 효과가 드러나기 때문이며, 산업구조 고도화 촉진, 소비자 후생 등 장기적이고 무형의 효과도 함께 고려할 경우 선진국을 세계화의 피해자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평가했다.

해외경제포커스는 다만 “정치ㆍ경제적 영향력이 큰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화의 빠른 진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점을 비춰볼 때 앞으로 세계화의 진전속도는 다소 둔화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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