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ㆍ호남ㆍ충청의 표심은 각 정치세력에 분할돼 서울의 승패가 총선 승부와 직결되는데다 연말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 커 여야 모두 물러설 곳이 없어서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에선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운 한나라당 현역 의원과 야당 전직 의원 간의 혈투가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서울은 모두 48개 선거구. 이중 지난 17대 총선에선 한나라당이 16대32 석으로 패했고, 18대 총선에선 41석대 7석으로 역전극이 벌어졌다. 야당은 18대 총선에서 낙마했던 중진과 스타급 등 20여 명의 전직 의원들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최근 재야와 486그룹이 주축이 된 당내 최대단체 ‘진보개혁모임’을 출범시키는 등 총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중진 중에선 김근태(도봉갑) 유인태(도봉을) 신계륜(성북을) 이상수(중랑갑) 전 의원이, 운동권 출신 486 정치인 중에선 우상호(서대문갑) 임종석(성동을) 전 의원 등이 일전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강남 서초 송파를 빼고 모두 해볼만 하다는 얘기가 나와 과반인 25석 이상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선 당 소속 현역이 대부분의 지역구를 차지해 조용한 듯하지만, 텃밭인 강남 서초 송파 ‘빅3’ 등을 둘러싼 물밑싸움이 한창이다. 유인촌 전 문화부 장관이나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김덕룡 대통령 특보 등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김근태<왼쪽부터>, 유인태, 김덕룡, 맹형규 |
하지만 경기한파에 민심이 요동치면서 상황이 만만치 않다. 특히 뉴타운 문제가 걸린다. 18대 총선에선 26개 지역구에서 여당 후보들이 뉴타운 공약을 쏟아냈지만 3월 현재 26개 뉴타운 지구 중 85%가 착공도 못했다. 한 야당 인사는 “뉴타운으로 재미를 본 여당이 뉴타운으로 발목이 잡히게 생겼다”고 말했다.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 의원들이 뉴타운에 공을 들여온 만큼 이 문제가 변수는 아니다”며 “다만 현장에선 민심이 흉흉해 과거 탄핵때 보다 더 매섭다”고 말했다.
구청장의 분포도 변수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지역 25개 중 21개 구청장을 야당이 차지했다. 여당에 불리한 요소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야당이 정권심판론의 반사이익만 기대해서는 결코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형준 기자 @cerju2>
cerj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