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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관님 더 계셨으면” … 농식품부의 말못하는 아쉬움
“장관님 더 계시면 좋겠는데…”

지긋지긋한 구제역 파동이 마무리 국면인데 농식품부 공무원들은 요즘 마음이 편치 않다. 유정복 장관의 사임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장관은 구제역이 절정이던 지난 1월 “사태를 마무리한 후에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는 아직 별 말이 없지만 유장관 스스로 일찌감치 사의를 표시한 만큼 결국은 물러나리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8월30일 취임한 유장관의 7개월여는 다이나믹했다. 쌀값 폭락으로 취임 바로 다음날 ‘쌀 수급 긴급대책’을 발표했다. 쌀값이 잡힐만 하니 배추값이 기록적으로 폭등했다. 한-미 FTA 재협상과 한-EU FTA 합의도 있었다. 몇년에 한 번 있을 만한 농정난제들이 지난해 하반기에 줄줄이 몰렸다.

그 와중에 구제역이 터졌다. 해외여행 농장주의 부주의, 지자체의 초동방역 실패가 맞물리면서 구제역은 일사천리로 퍼져갔다. 살처분에서 백신 정책으로의 전환 시점을 두고 논란이 커졌고, 돼지고기값이 폭등하면서 여권까지 유장관을 몰아부쳤다.

남들은 유장관을 ‘구제역 파동의 책임자’로 지목하지만, 농식품부 내부의 시선은 좀 다르다. ‘직원’들은 오히려 유장관을 소탈하고 책임감과 소신을 지닌 ‘괜찮은’ 장관으로 꼽는다.

특히 구제역으로 공적이 된 농식품부 직원들을 몰아세우기 보다는 독려하고, 함께하는 리더쉽을 보여줘 일선 과장이나 사무관들로부터의 평이 좋다.

“간이침대에서 잠을 자고, 연일 현장을 찾으면서도 ‘책임은 내가 질테니 구제역 핑계대지말고 부서별 업무에 최선을 다하라’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농식품부 모 국장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부실한 방역 시스템과 정치권 인사들의 인식부족 속에서 장관님도 대처하기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면서 “근본적인 문제를 되짚자는 정책을 많이 추진하셨는데 구제역만으로 평가받는 모습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장관 취임 이후 짧은 기간임에도 눈길 끄는 대책이 여럿 나왔다.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안’이나 ‘축산업 선진화 방안’등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농가나 유통조직의 반발이 불보듯해 미뤄지던 것이었다. 쌀 수급 대책도 마찬가지. 곤두박질하던 쌀값은 최근 몇년만에 오름세다. 이르면 이달중으로는 ‘쌀 산업 선진화 5개년 계획’도 나온다.

농협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도 이뤄냈다. 김재수 1차관이 주무를 맡아 농협법의 국회통과라는 큰 결실을 이뤄냈지만, 이면의 ‘정치 문제’를 푸는데는 ‘정치인’ 출신 장관의 보이지않는 역할도 컸다는 평이다.

<홍승완 기자 @Redswanny>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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