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배용준입니다’라고 언제나 드리던 인사가 오늘은 부담스럽습니다. 지난 11일 발생한 지진 뉴스를 보고 가족 여러분과 재해를 겪는 모든 분의 안부가 큰 걱정이고 텔레비전의 앞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피해의 규모가 시시각각 커지고 있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뉴스에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은 무엇을 해도 상처와 아픔을 달래드릴 수 없겠지만 이번 지진과 해일로 피해를 입은 분이나 가족분에게 위로의 뜻을 진심으로 전하겠습니다. 저에게 무엇이 가능한지 최선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또 만날 수 있기를 저도, 한국의 가족도 한마음으로 기원하고 있습니다.”
일본 홈페이지를 통해 전한 배용준의 목소리는 무거웠다. 배용준은 일본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4일 현지 팬들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거액의 재해 구호금을 내놨다.
배용준은 이날 미조하타 히로시 일본 관광청 장관을 통해 내각부 산하 정부기금에 10억원을 전달했다. 배용준은 2004년 일본 니가타 지진 당시 4억원을 기부하는 등 일본이 역경을 당할 때마다 지원과 구호에 발벗고 나섰다. 식민지 시대로부터 비롯된 서로에 대한 피해의식과 경쟁심으로 유독 불편했던 한ㆍ일 간의 관계. 하지만 거대한 재난과 역경 앞에선 너와 나가 따로 없었고, 마음의 앙금은 사소했다.
배용준의 선행은 한국에 대해서라면 유독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일부 일본인의 마음에도 가 닿았다. 한때 반한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던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 ‘2채널(2ch)’의 네티즌은 일본 유수 기업의 기부액과 비교해가며 일개인으로서 7300만엔을 낸 배용준이 얼마나 대단한지 감사의 마음으로 화답했다.
“몇 번이나 일본에 지원금을 내고 있다니 훌륭하다” “고맙다” “한 개인임에도 기업에 필적할 만한 기부”라는 글이 잇따랐다.
한류 스타의 이어진 기부는 그들이 일본에서 인기만 얻어가는 것이 아니라 기쁨은 함께하고 슬픔은 나누며,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우정임을 몸으로 보여줬다.
배우 송승헌과 류시원이 각각 2억원을 내놨으며, 차세대 한류 스타로 꼽히는 김현중도 일본의 소속사인 DA를 통해 1억원을 전달했다. 장근석도 1000만엔(1억3760만원)을 일본 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