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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피, ‘일본 대지진이 기회’ 공세 박차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일본 대지진으로 국제사회의 관심 분산된 틈을 타 반군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카다피 부대는 지난주 수도권 도시 자위야를 함락한데 이어 수도 트리폴리에서 동쪽으로 200㎞ 떨어진 미스라타에서는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시내 중심부까지 밀고 들어왔으며, 주말에는 동부의 석유 수출항 도시 라스 라누프와 브레가를 차례로 차지했다.

지중해 연안도시 브레가에서 동쪽으로 80㎞ 떨어진 도시 아즈다비야로 퇴각한 반군은 교통 요충지인 이곳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카다피 부대에 아즈다비야를 빼앗긴다면 반군 지휘부가 있는 제2의 도시 벵가지 일대가 다음 전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카다피 부대가 이처럼 몰아치기 공세에 나선 것은 서방권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군사적 개입에 나서기 전에 반군을 진압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카다피의 차남 세이프 알-이슬람은 지난 10일 반군에 대한 전면적 공격을 선언했다.

실제로 카다피 세력은 탱크, 장갑차, 대포 등 지상군뿐 아니라 전투기와 군함까지 동원해 총공세에 나섰고 전열이 갖춰지지 않은 반군 전사들은 눈물을 머금고 후퇴를 거듭했다. 수도 트리폴리 진격은커녕 벵가지 수성마저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반군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반군의 구심체인 ‘국가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무스타파 압델 잘릴 전 법무장관은 영국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군이 벵가지까지 진격하면 50만 명이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고, 심지어 카다피가 축출된 뒤 반군을 돕지 않았던 국가에 대해서는 원유 금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이런 가운데 아랍연맹은 지난 12일 긴급회의에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토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요구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프랑스도 다른 나라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미국조차도 애매한 태도를 보여 리비아 반군의 애를 태우고 있다.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도 반군에는 불리한 국제적 여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 하다. 리비아 사태에 쏠렸던 국제사회의 관심이 일본을 휩쓴 재앙 쪽으로 급속히 옮겨가면서 카다피 부대의 공세도 한층 더 강화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리비아 정부는 전날 밤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승리를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낸 뒤 알-카에다나 ‘외국 보안기관’에 연계된 반군을 “묻어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수세에 몰린 반군에 대한 카다피 부대의 학살과 보복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반군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 나설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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