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푸르다(冬柏)’는 뜻에서 유래한 동백은 늦겨울부터 피기 시작해 초봄인 3~4월에 절정을 이룬다. 새색시 볼연지같이 붉은 꽃잎은 겨우내 대지를 휘감았던 회색빛을 물리치며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동백꽃 여행지로는 거제 지심도가 제일이다. 지심도는 섬을 뒤덮은 숲의 60~70%가 동백나무다. 이 무렵이면 섬 전체가 동백꽃으로 붉게 물들어, 지심도라는 이름 대신 동백섬이라 불릴 정도다.
당일 여행이라면 장승포항에서 지심도로 갔다가 옥포대첩기념공원을 들러 해금강 드라이브로 마무리할 것을 추천한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추가해도 무방하다. 1박2일 여행이라면 첫째 날은 지심도에 도착해 학동몽돌해변 산책하고 해금강을 둘러본 뒤 저녁때 여차~홍포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해보자. 둘째 날은 해상관광유람선을 탑승한 뒤 옥포대첩기념공원,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청마 유치환 선생 생가, 산방산비원 등에 들러보면 좋다.
지심도는 15가구가 오순도순 모여 사는 작은 섬마을이라, 볼 거라곤 자연밖에 없다. 개발로 훼손되지 않은 천혜의 원시림에는 동백꽃과 더불어 후박나무, 자귀나무, 대나무 등 37종의 난대성 수목들과 식물들이 고르게 자생하고 있다.
작은 섬마을이지만 한때 겪었던 역사의 아픈 흔적도 남아 있다. 탄약고를 비롯해 포진지, 서치라이트 보관소, 활주로, 일본기 게양대 등 일본 강점기의 잔재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동백나무 숲길은 해안전망대로 이어진다. TV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해안절벽지대는 기기묘묘한 바위의 형상이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옥포만이 굽어 보이는 옥포대첩기념공원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승전고를 울린 옥포대첩을 기념한 곳이다. 계도어촌체험마을에서는 계절별로 바지락 채취, 고둥잡이 체험, 전어잡이 등 다양한 어촌 체험 프로그램도 운용한다.
김소민 기자/som@heraldcorp.com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거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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