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8일 오전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을 만났다.
정 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 도입 주장을 내놓은 이후 대기업 총수를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기업 설득을 위한 본격 행보라는 점에서 재계의 각별한 주목을 끌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및 협력사 대표 등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반성장의 길과 대ㆍ중소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통해 “나는 경제학자인 만큼 동반성장도 경제학적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면서 “동반성장은 대ㆍ중소기업이 함께 경쟁력을 갖춰 상호 윈-윈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또 “대기업의 약점이 중소기업의 강점이 될 수도 있고 반대도 될 수 있다”면서 “이런 관점에서 대ㆍ중소기업은 훌륭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강연에 앞서 정 현대차그룹 회장을 따로 만나 동반성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위원장은 “(정몽구 회장에게) 동반성장과 관련해 말씀을 드렸다”면서 “하지만 그 자리는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는 자리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이라는 관점에서 현대차그룹은 어떠한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대차그룹은 국내 대기업 가운데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잘 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라고 답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가진 정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만남에 이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비롯한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의 면담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행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업인들을 계속 만날 예정이며, (허 회장과의 만남은) 실무진에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정 위원장을 안내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강연을 들은 정의선 부회장은 강연 내용이 어떠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들었다”고만 짧게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