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위험한 직업에 뛰어든 여성 조련사가 있다. 바로 에버랜드 맹수 사파리에서 활약하는 조자은(27)씨. 남성들도 ‘간담이 서늘하다’고 고개를 저어대는 맹수우리에서 일하고 있는 그녀와 만났다.
▶“맹수야 말로 매력있잖아요” = 조씨가 사육사로 일하게 된 것은 지난 2008년 2월의 일. 어려서부터 코끼리나 기린 등 커다란 동물을 좋아했던 그녀는 대학때 전공을 동물생명과학과로 선택해 에버랜드에 입사하게 됐다. 그는 잠시 동물들을 전시하는 이벤트홀에서 근무하다 2008년 9월부터 호랑이, 사자 곰등을 담당하는 맹수 사파리 쪽으로 들어오게 됐다.
“다른 우리는 빠르면 3개월이면 투입하는데 저는 여기 와서도 6개월정도 교육을 받고 투입됐어요. 그만큼 경험과 훈련이 잘 된 사람들만 일할 수 있는 곳입니다”
“동물들에게 기가 죽으면 안돼요. 가끔 맹수들이 자기 뜻대로 안될때는 지프에 와서 화풀이를 하죠. 차를 흔들기도 하고 바퀴를 물려고 할때도 있어요. 그럴땐 소리를 크게 질러서 기선을 제압하는 게 중요합니다. 얘들도 결국 사육사를 주인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혼난다, 칭찬받는다는 개념이 있어요. 이걸 무기로 길들이는거죠.그렇게 생각하면 맹수는 정말 매력있는 동물입니다”
▶ 발정기의 곰은 진정한 맹수 = 그렇다고 긴장을 늦출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발정기의 맹수들은 진정한 맹수들이다. 호랑이는 따로 발정기가 없지만 특히 4~6월 곰들의 발정기동안엔 기세 다툼이 장난이 아니라고 조 사육사는 말한다.
조 사육사가 가장 아찔했던 경험은 지프가 움직이지 않았을때. 풀장앞에서 곰들이 싸운다는 말을 듣고 다가갔지만 입구에서 차가 멈췄다. 눈 앞에서는 500㎏이 넘는 거구들이 싸우고 있는 상황. 바로 상황실에 보고해 지원을 받았지만 그때 생각하면 아찔하기도 하고 난감하기도 했단다.
호랑이의 이빨도 경계 대상이다. 호랑이의 경우 이빨이 길고 무는 힘이 강해 지프의 타이어를 물면 그대로 찢어버릴 수 있기 때문, 철망으로 타이어 위를 감싸긴 하지만 호랑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이를 찢어버릴 수 있다.
“야수 조련하는 미녀” 조자은 사육사가 직접 운전대를 잡고 맹수 사파리 안에서 동물들과 교감하고 있다. 사진제공=에버랜드 |
조 사육사가 특히 좋아하는 녀석은 백호 ‘칸’ 백호는 일반 호랑이와는 달리 색소가 부족해 발바닥이 분홍색을 띄는데, 손님을 태우고 간 김에 이를 설명하기 위해 부탁하면 가장 발바닥을 잘 보여주는 녀석이란다. 차 지붕에 올라가 손님과 함께 드라이브 해주는 코스에서도 말 잘듣는 녀석들과 말썽 꾸러기 녀석들이 갈린다. 조 사육사는 “나를 따라주는 애들에게 애착이 좀 더 간다. 하지만 말썽부리는 녀석들엑도 ‘미운놈 떡 하나 더준다’는 심정으로 돌봐주면서 편애하지 않으려 애쓴다. 덕분에 심각하게 사이가 나쁜 녀석은 없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