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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르네상스의 뒤안길…이주 독촉 공포 분위기
서울의 ‘부촌’으로 알려진 동부이촌동. 이곳에도 서울시가 추진중인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광풍이 불고 있다. 그러나 한강변 첫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로 돼 있는 렉스맨션 일대는 꽃샘추위를 맞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주변과 동화하지 못하고 흉물로 남아 있다.
렉스맨션 아파트경우 재건축 전후 세대수가 동일한 1대1일 방식의 ‘등급제 추첨’으로 층을 배정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기존ㆍ신축 아파트를 1~10등급으로 나누고 같은 등급에서만 동호수를 추첨하도록 하면서 모든 조합원들에게 동일한 분담금 5억4000만원을 내도록 했고 기존 저층 조합원은 조망권이 떨어지는 동일한 등급의 호수를 배정받게 됐다. 이에 따라 저층 조합원들은 집값에서 불이익을 볼 것이 예상된다. 결국 재산권 보호를 위한 조합원 내부의 싸움이지만 재개발 과정에서 조합측이 과잉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

비대위의 한 조합원은 “조합, 철거업체가 단지 내를 배회하면서 이주를 안 한 50여가구 주민들을 상대로 위협하고 있다”며 “현관문에 빨간색 페인트로 ‘공가’, ‘철거완료’ 등 도배를 하고 야간순찰을 빌미로 사람들이 안 볼 때 음식물쓰레기통을 뒤엎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비대위에 따르면 고물상을 불러 이주가 이뤄진 문을 부수고 들어가 쇠붙이나 전압기, 연수기 등을 떼 가고 있어 그 소음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최근에는 누군가 아파트 입구의 전등을 빼 단지 전체가 암흑으로 변했다. 공용전등이 대부분 꺼져 밖을 나가서는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경찰이 출동하고 밤 늦은 시간에 이를 다시 교체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합측은 “조합원들의 관리처분동의가 있었고 지난 2월 구청 인가까지 떨어진 상태”라며 “모든 주민의 의견을 반영할 수는 없다”며 재건축 추진을 옹호했다.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지 않냐는 지적에 “30~40세대를 위해 청소, 경비인력을 그래도 유지할 수 없다. 거주하는 상황에서 생활이 불편이 없도록 하는 선에서 비용 부담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공간관리업체들이 비용 증가로 인해 이주를 독려하는 부분이 있지만 주민들이 공포심을 느끼지 않도록 자제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비대위는 지난 2월20일자로 구청의 재건축인가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총회결의 무효소송에서 관리처분 무효소송으로 소를 변경해 오는 18일 재건축 관리처분인가에 대한 조합ㆍ시공사측과 비대위의 변론이 있을 예정이다. 비대위는 재판 결과에 따른다는 입장이지만 그전까지 생활권 보장과 관련해 조합측과 계속 대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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