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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사회, 카다피 정부 대응수위 높여
리비아 사태가 유혈폭력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무아마르 카다피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강도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각 국은 리비아 정부의 시위대에 대한 무력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교역중단, 국교단절 등 구체적인 제재 조치를 통한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오바마, 모든 조치 취할 것=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리비아의 시위대 폭력진압은 국제규범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사태 대응을 위해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첫 입장을 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리비아의 유혈사태와 고통들은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며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리비아에서의 폭력 사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조치에 대해 동맹국 및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있다면서 “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방안들을 준비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카다피 자산동결,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해제된 제재 조치 복원, 리비아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지정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의 유혈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위해 오는 28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스위스 제네바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사르코지,모든 경제관계 중단=유럽연합(EU)은 “민간인에 대한 잔인한 진압과 폭력에 책임 있는 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ㆍ안보 고위정책 대표는 이날 EU 주재 각국 대사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한 뒤 내놓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리비아 정권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방안이 도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애슈턴 대표는 EU는 EU-리비아 협력 협정 체결 논의 거부를 넘어서는 “추가의 제재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EU는 리비아와의 무기 거래를 중단했다.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유럽 각국에 리비아와의 모든 경제관계를 중단하고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폭력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독일은 제재를 포함해 리비아에 대한 모든 방법의 압력과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EU에)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루 정부는 리비아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에 항의하는 뜻에서 리비아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고 밝혔다. 리비아에서 민주화 시위가 벌어진 이후 외교 관계를 끊은 나라는 페루가 처음이다.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리비아 정부가 시위 진압에 전투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할 것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반기문, 잔혹행위 책임자 처벌=주요 국제기구의 리비아 정부에 대한 비판 또한 강화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무고한 사람들의 피를 뿌리게 한 잔혹행위의 책임자는 반드시 처벌돼야 한다”면서 “민간인 시위대에 대한 공격 행위는 심각한 국제 인권법 위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카다피의 국제형법상 책임을 공식 언급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전날 리비아 사태에 대한 긴급협의를 가진 뒤 15개 이사국이 모두 동의한 언론 발표문에서 카다피 정부의 강경 진압을 규탄했다. 안보리는 국민의 합법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리비아 정부에 촉구했다. 아랍연맹(AL)은 성명에서 리비아가 반 정부 시위대의 요구에 응할 때까지 리비아의 회의 참석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각 국은 리비아에 고립된 자국민 구출을 위해 총력을 동원하고 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리비아에 있는 영국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모든 방안을 설정해 놓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며 무력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헤이그 장관은 이를 위해 리비아 당국의 허가 없이도 군용기 파견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영국 관리는 프리깃함 ‘컴버랜드’ 호가 이날 밤 리비아 해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전날 자국민 750명의 본국 송환 작업을 시작했으며 독일도 공군과 루프트한자 항공기를 동원해 350명의 자국민을 귀국시켰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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