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조선업체들이 월등한 기술력을 앞세운 고부가 선박, 해양 분야에서의 수주 선전 등에 힘입어 세계 조선사 1위 자리를 놓고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수주잔량을 계속 늘이고 있지만 기업 경쟁력의 경우 여전히 한국의 대형 조선사들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22일 조선시황분석기관인 클락슨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기준으로 804만7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221척, 울산, 군산 조선소 합계)의 수주잔량을 기록해 삼성중공업(794만5000CGT, 190척)를 간발의 차로 누르고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해 8월이후 6개월만에 선두자리를 되찾았다.
대우조선해양은 688만8000CGT(166척)의 수주잔량으로 3위를 기록했고, STX조선해양(450만4000CGT, 160척), 현대미포조선(375만8000CGT, 200척), 현대삼호중공업(339만7000CGT, 99척)이 뒤를 잇는 등 1~6위까지 국내 조선사가 여전히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10위를 기록한 성동조선해양조선(229만4000CGT, 127척)까지 포함하면 ‘톱 10’안에 7개의 한국 조선사가 포진했다. 나머지 3자리는 중국 조선사들이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해운 시황 회복 및 유가 상승에 따른 해양 플랜트 발주 증가 전망에 따라 적극적인 영업에 나선 결과 이달 초까지 38억달러에 달하는 수주고를 올리는 등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AP몰러-머스크로부터 약 18억달러 규모의 세계 최대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옵션 20척 별도)를 수주하고 앞서 지난달 말에 드릴십 1척을 역시 수주하는 등 지속적인 성과를 선보이고 있다.
1위 자리를 내준 삼성중공업도 주요 선사와 드릴십, 컨테이너, 해양풍력발전기설치선 등에 대한 수주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STX조선해양 등도 활발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수주잔량에서 2년 연속으로 한국을 앞질렀고 올해 그 차이를 더 벌렸지만 기업별로는 여전히 한국 기업들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저가 벌크선 등을 건조하는 중소형 조선소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아 국가별 신규 수주와 수주 잔량은 앞서지만 고부가가치 선박이나 해양 부문에선 한국 조선사들과 아직 경쟁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기업들은 이같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향후에도 드릴십,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선박을 중심으로 수주 소식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하남현 기자@airinsa>
airinsa@heraldcorp.com
<수주잔량(단위 :CGT)>
2010년 12월말 기준 / 2011년 1월말기준
현대중공업 830만5000/804만7000
삼성중공업 836만4000/749만5000
대우조선해양 697만6000/688만8000
STX조선해양 465만7000/450만40000
출처 : 클락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