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들이 올해 중국 등 신흥시장과 자원개발 등 신사업에 맞춰 조직을 정비하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 해외 사업의 안테나인 종합상사의 이런 사업 전략은 모회사인 그룹의 미래 사업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가늠자라 주목된다.
삼성물산은 연내 호주와 중국에 새로이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45개국에 90여개 거점을 둔 삼성물산은 연내 호주 거점을 신설한다. 이를 위해 최근 동남아 총괄을 싱가폴에서 인도네시아로 옮기고 호주까지 관장하는 동남아ㆍ대양주 총괄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이 회사는 호주 빅토리아州에서 발주한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화 프로젝트에 파트너로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이 지역에서 에너지ㆍ환경분야 신사업들을 적극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에선 서부지역 개발을 염두에 두고, 중경에 전략기지를 마련할 계획이다. 아프리카지역에도 최근 새로이 주재원 2명을 선발했다.
삼성물산은 또 연초 그린에너지사업부를 사업본부로 체제로 확대 개편해, 미주, 호주, 유럽 등에서 태양광, 풍력, 바이오에너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사업 기회를 찾기로 했다. 특히 남미, 아프리카, 러시아 등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유연탄 등 주요 광물 자원 개발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 중국, 독립국가연합(CIS)를 올해 전략지역으로 삼고 지역총괄 조직을 도입했다. 이 조직은 해당지역 법인과 지사 등 조직과 사업을 총괄하면서 신사업 개발 등을 담당한다.
LG상사는 이 지역에서 인도네시아에선 유연탄개발, 산업조림ㆍ팜농장사업을, 중국에선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을, 카자흐스탄에서 석유개발사업을 각각 진행 중이다. 최근 러시아에선 전력 송배전ㆍ발전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지역총괄 조직 도입을 계기로 이지역 해외사업 추진이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광 등 광물자원 개발에 나선 데 이어 최근 농수산자원 개발사업으로까지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포스코와 함께 발족한 해외사업협의회를 통해 아프리카 등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자원개발사업에 그룹 계열사들과 동반 진출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동남아와 중국 지역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 다음달 싱가폴 지사와 상하이 지사를 각각 법인으로 격상시킨다.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법인 전환은 자기기금융과 자기사업이 가능해져, 현지화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라며 “중국에서 철강, 기계장비, 플랜트 사업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음달 11일에는 주주총회를 열어 의료관광 유치 및 시설 운영, 폐기물 처리, 수처리 등의 신사업을 정관에 추가한다. 이는 모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해외 시장에서 발전설비나 플랜트 수주를 위해 동반 진출 시 관련 신사업을 염두해 둔 포석이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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