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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적과의 동침 (19)

글 채희문/그림 유현숙


복수를 위한 섹스에도 쾌락은 여전히 담겨있었다. 비비고 껴안고, 핥고 쓰다듬는 감각적 향연도 여전했다. 다만 받아들이는 감정에 따라 그 쾌락에 이를 악물 수도 있고, 감각적 향연에 치를 떨 수도 있을 따름이다.

“어흑! 아 아… 쌍소리 좀 해주세요, 제발… 회장님!”

현성애는 유민 회장에게 쌍욕을 주문했다. 그녀는 마음에 품고 있던 온갖 더러운 욕을 그에게 퍼붓고 싶었다. 하지만 상대는 대기업 회장 아닌가. 자기에게 월급을 주는 고용주 아닌가. 그러니 대놓고 면전에 욕을 할 수는 없었다. 이 무슨 고통이란 말인가. 마음으론 욕을 해대고 싶은데 몸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으니…

“어흑, 아~ 염병할, 느낌이 온다.”

“좀 더… 좀 더 센 욕으로 해봐요.”

“으 으! 빌어먹을… 작대기가… 터지려고 해.”

“비겁해요, 회장님. 더 센 욕으로!”

“에이… 썅!”

유민 회장이 끝장을 보려는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꼴두기짓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뒤에서 양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움켜쥔 자세였다. 힘을 주느라 얼굴이 붉어지고, 목에 핏대가 솟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느끼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그래도 남녀 간의 상열지사인 것을 어쩌랴. 숨이 가빠지고 입에 침이 고이고 자기도 모르게 응 응, 아흑! 콧소리 섞인 교성을 동반한 신음이 새어나오곤 했다.

“엣 퉤! 엣 퉤!”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고개를 좌우로 거세게 흔들며 침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결국 그녀의 여린 가슴에 담겨있던 분노가 폭발한 셈이었다. 재벌 회장의 욕정을 잠시나마 사랑으로 착각했던 순수함이 분노의 조각으로 터져 나왔다. 배신이라고 느꼈던 감정이 화산처럼 폭발하는지도 몰랐다. 어쨌거나 유민 회장의 꼴뚜기짓이 거세질수록 사랑의 수맥이 터져 나오고 온몸의 근육에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 아! 나는 젊구나! 아무리 슬픈 경우에도 오르가슴은 찾아오는구나!

잠시 후, 목에 핏대를 세우던 유민 회장이 소파 옆으로 쓰러지고 난 뒤에야 그녀 역시 정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이를테면 유체이탈을 감행하여 권도일 상무의 곁을 맴돌던 그녀의 영혼이 이제야 육신을 찾아 되돌아 온 것이다.

“담배 한 대 태워도 될까?”

“그러세요.”

유민 회장이 안정을 찾았는지 담배를 피워 물었다. 잠시 허공을 향해 담배연기를 내뿜던 그가 이제야 생각났다는 듯이 되물었다.

“레이싱 팀을 만들어 달라고? 그러려면 내 아내와 한바탕 전쟁을 벌여야 한다는 걸 잘 알고 한 얘기야?”

“사모님이 무서워서 레이싱 팀을 못 만드신다고요? 그러니까 저에게 비겁하단 소리를 듣지요, 회장님.”

“비겁해서가 아니야. 점잖기 때문이지. 하여간 좋아. 레이싱 팀을 창단하자고. 사실은 정부의 고위급 인사와 이미 약속을 한 상태였어.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형무소 신세를 져야할 지도 몰라. 그건 그렇고… 현 양, 혹시 브래지어와 팬티… 복도에 벗어놓지 않았나? 그러고 보니 내 바지도 복도에 벗어놓은 것 같아. 이거 일 났군.”

유민 회장이 내뿜은 담배연기는 어지럽게 머리를 풀어헤치며 천정으로 올라갔다. 그의 심란한 마음이 연기를 통해 풀어져 나온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유민 회장은 역시 사업가였다. 그는 어느새 마음을 추스르고 현실로 되돌아와 있었다. 그는 주섬주섬 속옷을 챙겨 입더니 현관문을 삐끗 열고 밖을 훔쳐보았다. 현성애의 팬티와 브래지어, 그리고 자기 바지를 거둬오기 위해서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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