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리암사대교 건설 반환점 돈 권오규 현대건설 소장
오는 2013년 말 개통 예정인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경기 구리시 아천동을 잇는 구리암사대교 건설이 난공사를 헤치고 전환점을 돌아 결승선을 향하고 있다. 14일 여전히 칼바람이 부는 다리 건설현장에서 만난 권오규(54ㆍ사진) 현대건설 구리암사대교 건설공사 소장. 30년 만의 강추위가 일상화된 듯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현대건설은 지금까지 한강 다리 11개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구리암사대교는 가장 길이가 길고 규모가 큰 다리여서 건설하는 데 애를 많이 먹었지요.” 구리암사대교가 완공되면 천호대교와 올림픽대교에 집중되는 교통량을 분산하고, 중랑구나 구리시에서 강동구까지 이동 시간이 10분대로 단축된다.
교각과 교각 사이는 180m로 한강 다리 중 가장 긴 난공사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첫 주까지 8일 동안 진행된 상량식은 난공사 중의 난공사였다. 3230t에 달하는 아치교를 유압잭을 실은 바지선을 이용해 이동시키고 7936개에 달하는 볼트를 정확히 연결해야 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면 안 되는 공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현대건설은 국내 민간 날씨정보회사에 하루 100여 만원가량을 지불하고 날씨 정보를 따로 샀다.
“바람이 부는 방향만 조금 달라져도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한 뒤 하늘에 운명을 맡겼죠.”
8일간 진행된 이 공사는 다행히 차질 없이 진행됐고, 다리 중간에는 아치교가 당당히 들어섰다.
이 공사를 위해 바지선에 사용한 기술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기법이다. 서강대교를 건설할 때도 바지선을 썼지만,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기법이 달랐다. 한강 동쪽에 있는 구리암사대교 일대에는 조수간만의 차가 없다. 한강 다리 중 동쪽에 위치해 있는 다리의 특성을 살려, 아치교의 디자인은 떠오르는 태양을 형상화했다.
권 소장은 “현대건설은 한강 다리 시공 경력이 많았지만,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직원들의 치열한 의견 교환을 거쳐, 최신 기술을 개발ㆍ적용해 당대 최고의 시설을 건설하려 한다”고 말했다.
1982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30여년 동안 홍콩 지하철공사, 인도네시아 바탐공항 확장공사, 서울 지하철 공사 등 초정밀 기술이 필요한 공사 현장을 두루 경험한 그가 공사 현장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은 동료애와 팀워크. 후배들에게는 실패를 두려워 말고 도전하는 정신을 강조한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