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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높아져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많이 벌어들이게 되면 환율은 다시 하락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무역흑자는 금융위기 전보다 늘었지만,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더 높다.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물가가 급등하는 게 당연할 정도다.
수출증대를 위한 정부의 고환율 정책이 금융위기 이후 환율전쟁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점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고환율을 위해 금리 정상화 시기까지 놓쳐 최근 채권금리 급등을 낳은 점은 빚 많은 일반 가계에 치명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3분기 말보다 대출금리가 2% 상승한다면 올 가계의 분기이자지급 추정액은 16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상장사 분기평균이익 추정치 27조5000억원의 58%에 달하는 수치다.
외환위기 당시 기업 빚은 혈세로 갚았지만 지금의 가계 빚을 기업들이 갚아줄까? 기업들은 지금도 법인세율이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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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어카운트 수수료가 ‘뜨거운 감자’다. 펀드를 많이 판 미래에셋은 비싸다며 내리겠다고 하는 반면, 랩어카운트를 많이 판 삼성증권은 시장논리에 맡기자며 괜찮다는 입장이다.
펀드 수수료도 글로벌 금융위기 전 수익률이 좋을 때는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수익률이 급락하고 불완전판매 부작용까지 드러나면서 도마에 올랐다.
랩어카운트도 요즘 수익률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률이 하락하면 어떨까? 1000만원을 맡겨 300만원을 벌어줄 때의 30만원과, 100만원을 벌어줬을 때의 30만원은 분명 다르다.
펀드열풍 때도 그랬지만 잘 팔릴 때 많이 남기는 게 장사다. 삼성증권이 뻔히 보이는 이익을 포기할 리 만무다. 시장논리라는 설명도 설득력이 있다. 수익률이 낮아지면 상품이 안 팔리거나, 수수료가 내려갈 것이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도 진심으로 개인투자자를 걱정하는 것일까? 주력상품인 펀드를 더 많이 팔려는 뜻도 있을 듯하다.
돈 되는 걸 더 많이 팔려는 기업의 선택은 비난할 게 못 된다. 하지만 개인은 왠지 이번에도 또 ‘봉’이 된 기분이다.
경제의 3주체 가운데 가계(개인)와 기업의 이익이 상충되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 ‘관치의 화신’으로 이름을 날렸던 금융위원장이 ‘중용(中庸)의 화신’으로 변신하길 기대해본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