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반반이다. 만약 열린다면 그 시점은 올 하반기가 가장 좋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꼽은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과 모습이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 이에 따른 우리 정부의 고강도 대북 제재 정책이 반년 넘게 계속되고 있음에도 현 정부 임기 내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꼽은 전문가가 절반에 달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와 바람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다. 또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경색 국면을 푸는 데 정상회담이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라는 점도 감안됐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남북 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적인 문제를 한번에 타결할 수 있는 것은 정상회담뿐”이라며 “현실적인 정세와 무관하게 절반에 가까운 전문가들이 개최해야 한다고 답한 것도 이 같은 기대를 담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최적기는 올해라고 꼽은 것은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에서 얻은 교훈이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임기 말에 열린 남북 정상회담은 수많은 분야에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정권 교체와 함께 실행 측면에서 힘을 받지 못한 바 있다. 특히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의 회담 결과와 합의사항은 이후 대선과 정권 교체 과정에서 ‘일방적인 퍼주기였다’는 논란과 함께 사실상 사문화됐다. 즉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올해가 의미 있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이끌어내고 이를 정책적으로 실천해낼 수 있는 시점이라는 의미다.
또 내년은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북한, 러시아 등 한반도 당사국들 모두가 정권교체기라는 점도 올해를 정상회담의 최적기로 꼽는 이유다. 2012년을 기점으로 김정은의 권력 세습을 노리는 북한, 또 연초 총선과 연말 대선을 치러야 하는 우리에게 2012년 정상회담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분위기 조성에 앞장설 미국과 중국 역시 자국의 정치 스케줄로 인해 그 역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달 미ㆍ중 정상회담이 한반도 대화 국면 전환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며 “상반기 중 열릴 가능성이 높은 6자회담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도 시점을 놓치지 말아야 그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