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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모델링 활성화 길 열리나” 기대 고조
국토해양부 “아파트 수직증축 원점 재검토” 업계·주민 반응은
찬성측 “1기 신도시 관리필요·30%내 허용 총량제 대안”

증축 고려 없는 설계·형평성·인구 과밀 등 반대 여론도



국토해양부가 25일 수직 증축을 통해 세대수를 늘리는 방식의 아파트 리모델링을 허용하지 않기로 한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모든 대안을 두고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그동안 국토부는 안전 문제 및 재건축과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수직증축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지난해 말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에서 ‘타당성이 적다’는 리모델링 연구용역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당시 연구용역에선 ▷구조안전성 위험 ▷소형 · 임대주택 건립 등 규제가 있는 재건축과의 형평성 ▷도시과밀화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국토해양부,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리모델링협회, 리모델링 조합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민ㆍ관 합동 간담회에서 국토부는 기존 입장을 전면 수정했다. 주민,조합,리모델링협회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만약 수직증축이 허용될 경우 분당ㆍ일산 등 1기 신도시를 포함해 15년이 넘는 노후아파트 400만 가구가 모두 혜택을받게돼 리모델링 업계 및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여전히 수직 증축을 둘러싸고 찬ㆍ반 의견이 팽팽해 항후 제도 개선 과정에서는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1기 신도시 건설만 했지 관리 철학이 없다" 국토부 입장선회에 반색= 국토부가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관련 제도의 재검토하겠다고 밝히자, 건설업계와 해당 리모델링 사업지 주민은 흥분하고 있다. 1기 신도시는 좁은 주차공간과 낡은 수도배관, 낮은 전기공급용량 등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갈수록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원용준 매화마을 리모델링주택조합장은 “1기 신도시는 정부에서 계획적으로 만든 도시지만, 건설만 했지 관리에 대한 철학은 전무하다고 봐야 한다”라며“재건축은 허용 연한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1기 신도시에서 대안은 리모델링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수직 증축시 논란이 되는 안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한 대형건설사의 리모델링 담당 실무자는 “현재도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할 때는 건설사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라며“안전진단 결과 문제가 있다면 재건축으로 사업을 선회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업계는 구체적인 대안으로 ‘총량제’를 꼽고 있다. 현행 주택법 등에 따르면 리모델링때 전용면적의 30% 이내 범위에서 수평 증축하거나 지상 1층을 필로티(기둥) 구조물로 바꾸는 선에서 1개 층 수직 증축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해 주거전용면적의 30% 내에서만 가구수를 증가하자는 방안이다. 예컨대 면적이 작은 아파트는 가구별 면적은 10%만 늘리고 나머지는 가구수 증가에 할애한다. 면적이 큰 아파트는 가구별 면적은 그대로 두고 가구수를 모두 늘리는 방안이다. 모두 리모델링에 따르는 부담을 줄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정부가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의 수직 증축에 대해 기존의 불가 방침에서 원점 재검토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관련 업계와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해당 주민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리모델링 사업이 대거 추진 중인 분당 신도시의 전경.

▶안전문제, 인구 과밀화 우려, 부정적 견해도 여전
= 하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가 많다. 무엇보다 안전문제가 최대 관건이다. 연구용역을 맡았던 토지주택연구원의 윤영호 연구위원은 "현재 수직증축을 추진하는 아파트는 건설 당시 증축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됐고, 도면조차 없는 경우가 많아 기존 구조물의 성능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몇 개 층을 더 얹는다면 구조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도시환경 측면에서 1기 신도시는 수직증축 허용시 용적률 400%의 초고밀 도시로 전락, 기존 기반시설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아울러 재건축 사업 및 기존 리모델링 추진 사업지와의 형평성 논란도 불가피할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히려 수직증축의 전면 허용 보다는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의 세제혜택 및 저리의 자금지원 등 현실적인 대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따라 내년 총선 등을 앞두고, 들끓는 여론 때문에 국토부가 원론적인수준에서 재검토를 하는 것이지,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순식기자@heraldbiz>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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