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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벌이 부부, 먹을거리 걱정 끝!
맞벌이족 이 모(29)씨는 올해로 결혼 3년차를 맞이하지만 여전히 살림이 어렵다. 아침은 거르고 점심은 회사에서 해결하니 집에서 저녁을 챙겨먹는 정도. 야근이 잦은 남편 없이 혼자 저녁식사를 하다보니 밑반찬으로만 버티는 게 다반사아. 그나마도 친정이나 시댁서 보내준 것들이다.

그럼에도 그럭저럭 살림을 꾸려가던 이 씨는 최근 출산을 하면서 걱정이 짙어졌다. 그는 “이제 곧 아기 이유식을 만들어야 할텐데 퇴근 후 고된 몸으로 익숙지도 않은 칼질을 하면서 해낼 수 있을 까 걱정”이라면서 “남편이 아무리 가사일을 돕는다해도 그 역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일을 능숙하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 큰 도움이 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회생활하랴 집안일하랴 몸과 마음이 고된 맞벌이 족을 겨냥한 먹을거리 창업 아이템이 인기다. 맛깔스런 반찬, 걱정스런 손님 상차림, 어찌해야할 지 모르는 아기 이유식 등을 따끈따끈하게 배송해주는 쇼핑몰에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믿을 수 있을까’ ‘맛있을까’ 란 염려에 구입했다가 엄마 손 맛에 반한 이들이 단골로 이어진 인기 쇼핑몰을 찾아보고 비법을 물어봤다.

한식당을 20년간 운영해 온 황미애 씨는 손맛을 살려 5년 전 ‘대대로상차림(www.ddro.co.kr)’을 창업했다. 명절마다 제사상 때문에 집안에 갈등이 생긴다는 명절 증후군 언론보도를 접하면서 앞으로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제사상 준비가 어려워질 것이라 판단해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었다. 사먹는 음식 답지 않게 깔끔하고 정갈하게 상차림을 준비하면서 입소문이 나, 각종 기업 종무식부터 시제까지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황 씨는 “3040대가 주 고객층으로 맞벌이 부부가 8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기성세대도 힘든데 신세대 부부에게 제사상 차리기는 여간 고역이 아닐 것이라 생각해 엄마의 마음으로 한식당 운영의 노하우를 토대로 상차림 사업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바쁜 현대인이 거르기 쉬운 아침을 해결해주는 반찬전문 쇼핑몰도 있다. 전업주부라도 매일 ‘오늘 뭐해 먹지?’란 고민에서 자유롭지 않은데 하물며 맞벌이 부부가 출근 전 아침까지 챙겨먹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찬전문몰 ‘천연마음(www.maumfood.com)’은 월 단위 식단을 구매하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은 매일 새벽 6시 전에 받을 수 있도록 배송해 아침식사를 하고 출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김치, 계란말이, 멸치볶음 등 밑반찬부터 육개장, 미역국 등 국물요리 여기에 어린이를 위한 특별 영양 성장반찬까지 천연 재료를 사용해 120여가지를 취급하면서 전체 고객 중 90%가 맞벌이 부부일 정도로 20대 뿐 아니라 3,40대 워킹맘들에게 인기다.

신웅균 대표는 “조림 무침 볶음 부침 나물 국물 요리를 비롯해 집들이 등 가정 행사에 필요한 요리까지 배송하는 데다가, 아침식사 서비스를 하게 된 게 크게 어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먹는 음식을 다루는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면서 “음식물배상책임보험과 소비자 품질보증제 시행 등으로 고객 불만을 100% 처리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유식 전문몰도 성황이다. 아기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금하듯, 이유식 만들기란 여간 까다로운 과정이 아니다. 아기 성장별로 먹지 말아야 할 식재료와 또 반드시 챙겨먹어야 할 영양소를 챙기고, 쌀을 갈고 야채와 고기를 다져 소량으로 만들다보면 예상외로 비싸게 주고 산 유기농 식재료를 버리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장 좋은 재료로 가장 영양이 듬뿍 담기도록 만들려다보니 정성과 품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 때문에 퇴근 후 녹초가 된 몸으로 주방에서 밤늦게까지 이유식을 만들다보면 지치기 일쑤다.

‘아기밥상(www.agibabsang.com)’의 남소영 김미라 대표는 둘 다 아기 엄마다. 영양사로 7~8년 근무한 영양학과 동기로 출산 후 지난 2008년 이유식 만들기 어려워하는 이웃맘들을 위해 창업을 했다. 5개월부터 20개월 아기까지 적응기, 초기, 중기, 후기, 완료기 5단계로 분류해 꼭 필요한 영양소와 피해야할 식재료 등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식단을 제작한다. 

이들은 “아기를 키워봤기 때문에 이유식 만드는 과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초기에는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직접 만들어 먹이는 것이 엄마”라면서 “보통 직접 이유식을 만들다 지쳐서 구입하기 때문에 중간 단계가 가장 많이 팔린다. 그 마음을 우리도 이해하고 정성껏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업 주부라도 이유식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맞벌이 부부의 고객 비중은 절반 정도”라면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고객이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년간 죽집을 운영하던 노영애 씨도 5년 전 이유식 전문몰 ‘엄마손죽(www.mom-food.com)’을 오픈했다. 생후 5개월에서 12개월 이후까지 초기용 미음과 중기용 죽, 후기용 진밥 등 3단계로 나눠 판매한다. 노 대표는 “가정에서 이유식을 만든다는 게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품이 들어 쉽지 않다”면서 “바쁜 직장인 엄마 아빠가 아기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싶어하는 마음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정성껏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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