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난 70년대 내 자녀를 망치는 주범으로 지목됐던 ‘만화책’ 사업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업계 첫 사례다. 목표도 크다. 오는 2020년 연매출 1000억원 달성이 계획이다. 높은 고객 충성도가 차별적 핵심 역량이다.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에 상장하고 2020년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미스터블루의 지난해 매출이 137억인 점을 고려하면 상장 후 5년동안 8배가량 매출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미스터블루는 동부스팩2호와 합병이 결정된 상태로, 오는 11월 23일 처음으로 주식이 거래 된다. 상장을 통해 회사측이 손에 쥐는 수익금은 121억원 가량이다. 회사는 이 자금을 충성 고객 확충을 위한 마케팅과 지적재산권(IP) 확보를 위해 주로 사용하겠다고 밝혀둔 상태다.
미스터블루의 가장 큰 강점은 고객군이다. 조 대표는 “저희 회사에 대해 자랑을 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며 말을 꺼냈다. 그는 3년~5년 이상 된 고객들로부터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미스터블루를 통해 만화를 보는 고객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는 증거라는 것이 조 대표의 설명이었다.
회원수도 꾸준히 증가세다. 지난 2013년 195만명 수준이던 미스터블루 회원수는 현재는 225만명을 넘어섰다. 유료회원수는 2.3%가량인데, 대략 4만5000명이 돈을 지불하고 만화를 읽는다. 건당 결제금액도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1000원 단위로 결제가 이뤄지는데, 2010년 6876원이던 건당 결제금액은 지난해에는 9371원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개별 매출 상승세는 기업의 매출 상승과도 직결됐다. 2013년 107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에는 137억원으로 30% 넘게 늘었다. 여기에 웹툰에 대한 인식 개선과 ‘만화 = 나쁜 것’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변하면서 성장이 꾸준히 늘게됐다는 설명이다.
돈은 되지만 원칙은 버리지 않는다는 조 대표의 철학도 회사 성장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창주 경영지원팀장은 “성인물은 가급적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표의 생각이다. 광고를 붙이지 않는 것 역시 조 대표의 철학 때문”이라며 “만화를 보러왔는데 광고를 보여줘선 안된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고 말했다.
문제도 있다. 이날 미스터블루가 제시한 지난해 온라인만화 주 이용 사이트 비중에서 네이버(네이버웹툰)는 전체의 74.3%를, 다음(다음웹툰)은 11.7%를 차지하고 있다. 80%가 넘는 압도적 트래픽이 양대 포털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미스터블루는 0.6%에 불과하다. ‘5위’라고 설명했지만, 양대 포털과의 격차는 비교가 어려울 만큼 압도적이다.
물론 미스터블루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네이트, 구글 등에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벌어들이는 기업간거래(B2B) 사업도 매출로 계산된다. 회사관계자는 “국내에서 제일 많은 3122개의 타이틀, 4만4899권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했다”며 “네이버나 다음에서 보는 온라인 만화책 10권 중 2권은 미스터블루 작품”이라고 강조헀다.
미스터블루는 이번 합병상장을 통해 약 121억5000만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될 예정이다.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는 지난 2일 열려 참석주주 100%의 찬성으로 승인됐다. 합병기일은 다음달 6일이며, 오는 23일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