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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색·탈색이 50만원...요우커 상대 바가지 기승
중추절·국경절등 황금연휴
발길 끊겼던 관광객 다시북적
성형·미용은 부르는게 값
관광한류에 찬물 끼얹기



#. 중국인 관광객 A 씨. 최근 이화여대 부근의 한 유명 미용실에서 머리 염색과 탈색 등을 했다가 무려 51만5000원을 냈다. 탈색 2번과 염색 1번 총 39만원, 트리트먼트 10만원, 커트 약 2만5000원 등이 포함된 가격이었다. 뜻하지 않은 가격에 놀란 A 씨는 자신의 한국인 친구에게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나온 것 같다”며 털어놨고, A 씨의 친구는 곧 해당 미용실에 전화해 자초지종을 물었다. 그러나 미용실 측에서 돌아온 답변은 “다음에 오면 할인해주겠다”였다.
‘메르스 타격 보충하자?’
중추절과 국경절 등 중국의 황금연휴를 앞두고 요우커들이 다시 한국을 찾고 있지만, ‘메르스보다 무서운 바가지 요금’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진은 8일 오전 외국인관광1번지 명동의 거리 모습.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메르스 사태로 발길을 끊었던 ‘요우커(遊客)’들이 다시 한국을 찾고 있다. 특히 중추절, 국경절 등 중국 황금연휴가 다가오며 한동안 주춤했던 ‘요우커 특수’를 누릴 수 있으리란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끊이지 않는 ‘바가지 요금’ 문제 등 관광한류에 찬물을 끼얹을 복병도 적잖다.

최근 한류바람을 타고 화장품, 의류 등은 물론 한국 미용실을 찾는 요우커들이 늘고 있지만, 같은 서비스, 같은 상품 등이어도 내국인과 요우커에게 받는 가격이 달라 중국인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8일 기자가 해당 미용실에 확인해본 결과 미용실 측은 “현장에서 회원 가입을 할 경우 금액의 15% 상당을 즉시 할인해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할인은 요우커에게도 적용되는 것이었다. 회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국내 통신사를 사용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이른바 ‘통신사 할인’도 받을 수 있었다. 그럼에도 해당 미용실은 요우커 A 씨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성형ㆍ미용 등 의료ㆍ서비스 상품은 ‘부르는 게 값’이다.

요우커에게 2~2.5배 이상의 바가지를 씌우는 성형외과ㆍ피부과도 적잖다.

예컨대 130만원 상당의 ‘쌍꺼풀 수술’이 요우커 앞에선 200만~300만원 가량으로 둔갑하는 식이다.

특히 미용실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옥외 가격표시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바가지 요금 논란은 여전하다.

일부 미용실의 경우 머리 기장이나 숱, 파마 방법, 약 종류 등에 따라 옥외 표시된 가격보다 2배 이상의 가격을 부르기도 한다.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요우커는 부당한 가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우커들 사이에서 ‘메르스보다 무서운 바가지 요금’이란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0년 37.4%를 기록했던 요우커 재방문객 비율은 2013년 25.8%로 떨어졌다. 의사소통의 어려움, 바가지 요금 등이 문제였다.

중국에서도 한인들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종종 찾는다는 요우커 진기연(辰祺然ㆍ여) 씨도 “한국에 올 때마다 미용실에 가지만,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원래 가격보다 비싼 것 같아도 확인할 길이 없어 비용을 지불하지만, 앞으론 아예 한국에서는 미용실을 가지 말까 생각 중”이라고 불쾌해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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