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달장애 어린이를 대상으로 폭행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학교폭력이 또 다시 이슈로 부각됐다. 2011년 연말에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우리 사회에 던졌던 충격이 다시 상기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지난 4월 학교알리미 자료에 의하면 2014년 학교별로 개최되는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심의건수 및 피해학생 수가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증가했다. 이 통계자료는 학교의 다양한 학교폭력 예방 노력이 성과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시도교육감이 매 학기 실시하고 있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학교폭력 피해 응답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나타나 의문은 더 증폭되고 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 피해 응답률과 자치위원회에서 처리되는 피해학생 수가 상반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는 피해 응답자수가 2013년 1차 조사에 9만4000명, 2차 조사에 7만7000명, 2014년 1차 조사에 6만2000명, 2차 조사에 4만8000명으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자치위원회에서 처리된 피해학생 수는 2013년 1만7749명에서 2014년 1만9521명으로 9.98% 증가했다.
그런데 이같은 변화는 학교폭력 예방과 관련한 비정상의 정상화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피해 응답율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학교폭력 예방활동이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고, 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와 피해학생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학교폭력 사안이 숨겨지지 않고 투명하게 처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실태조사에서 피해자라고 응답한 학생들을 전체 학교폭력 발생 건수라고 본다면, 전체 학교폭력 발생 건수에 대비해 자치위원회에서 조치가 이루어진 피해학생 수의 비율은 2013년 1학기에 10.4%에서 2014년 1학기에 17.7%로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학교폭력이 발생했으나 해결되지 못하고 숨겨지는 것이야말로 비정상 상황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학교폭력 사안을 공정하게 처리해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에게는 교육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실태조사의 피해 응답률과 자치위원회에서 처리되는 피해학생수의 관계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여 비슷한 수준으로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인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학교폭력 예방활동과 관련해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이번에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안처럼, 장애학생을 포함해 학생들 사이에 생기는 서열상 낮은 위치에 있는 아이들에 대한 괴롭힘과 폭력은 학교 차원에서 앞으로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또 처벌 중심의 사안처리 보다는 학생들 사이의 교우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 피해와 가해 학생 측 모두의 양보를 통해 당사자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학교폭력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아직까지 비정상적인 부분이 상당히 존재하고, 이를 정상화를 위한 관심과 노력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