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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과 대학의 만남> 대학에 부는 대기업 바람…전 대학가로 확산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은 2008년 취임 직후부터 대학에 대기업식 바람을 이식하려 했으나 학내 안팎은 이 같은 방침에 홍역을 앓아 왔다.

박 전 이사장은 중앙대 관련 현안을 직접 챙기면서 대학 경쟁력 육성 방안 구상에 전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취임 4개월 기자간담회에서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 본고사 등 ‘3불 정책’에 대해 “없어져야 할 제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학가 전경사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헤럴드경제DB사진]

“기업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좋은 원료를 많이 사지만 대학은 좋은 입학생을 마음대로 뽑지 못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는 총장 직선제 폐지와 교수 성과급 연봉제를 강력하게 추진했는데 이 역시 대학에 대기업 문화를 이식하려는 방침으로 해석됐다.

2008년 12월에는 중앙대 재학생에게 “소꼬리보다는 닭 머리가 돼라”는 이른바 ‘닭머리론(論)’이 담긴 이메일을 보내 중소기업으로의 취업을 독려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비교민속학과, 아동복지학과, 가족복지학과, 청소년학과 등 4개 학과를 폐지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바람에 끓어오던 학내 구성원의 반발은 학교 측이 2016학년도부터 학과제를 전면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하면서 폭발하기에 이르렀다.

대학가 전경사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헤럴드경제DB사진]

곧이어 막말 이메일 파문이 일어나 박 전 이사장 사퇴로 갈등은 일단락이 됐다. 중앙대는 지난 28일 박 전 이사장의 후임으로 상공자원부 장관을 지낸 김철수(74) 전 세종대 총장을 선임했다.

중앙대 사태에서 보듯, 대기업 문화를 대학에 이식하는 작업은 학내의 큰 반발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학이 기업과 유사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경쟁력 향상 작업에 ‘올인’하는 기조만큼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국대는 예술디자인대학, 정보통신대학 등 일부 학과를 통폐합해 기존 73개 학과를 63개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화여대는 기존 6개 학교와 신설되는 융합콘텐츠학과로 이뤄진 신산업융합대학을 2016학년도부터 신설하기로 했다.

신산업융합대학으로 이전되는 6개 학과는 대체로 취업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학과 정원을 서서히 줄이거나 폐지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숙명여대는 정보통신기술(ICT)이나 화공·생명 분야 공과대학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외대는 2016학년도부터 현재 광역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일부 학과의 선발 방식을 학과 단위로 전환하기로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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