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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벌이부부ㆍ직장맘은 평일 낮 학부모총회 어떻게 가라고?”
일선 학교, 주5일제 수업ㆍ학사일정 등 이유로
주말ㆍ평일 저녁 총회 대신 평일 낮 총회 강행
“휴가 내고 가기 빠듯”…“평일 낮에 더 많이 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학부모 하모(42ㆍ여) 씨는 지난 25일 열린 초등학교 3학년 둘째 아들의 학부모 총회에 부득이 불참했다. 총회 시간이 오후 2시여서 하씨는 지난주 일찌감치 직장에 반차(半次)를 신청했지만, 결국 포기했다. 총회 당일 하씨의 직장에 갑작스레 회사 대표가 참석하는 ‘큰 행사’가 잡힌 탓이었다. 하씨는 “맞벌이여서 남편을 보낼 수도 없었다”면서 “내가 안 가서 아이가 기가 죽었다. 속상하다”며 안타까워 했다.

신학기를 맞아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 총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지만, 시간이 대부분 평일 낮이어서, 직장을 다니는 ‘직장맘’이나 ‘싱글맘’, ‘싱글대디’들이 참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정부부터 교육당국은 평일 저녁 시간에 총회를 열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학사일정 등을 이유로 종전처럼 낮에 개최하는 학교가 상당수다.

27일 일선 학교와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국 초ㆍ중ㆍ고교는 학교별로 이달 중순 시작, 늦어도 다음달 초순까지 학교별로 학부모 총회를 하고 있다.

학부모 총회는 학부모회 임원을 뽑을 뿐 아니라 장학, 생활지도 등에 대한 학교의 방침을 듣고 자녀의 담임교사와 인사하고 상담하는 자리여서, 학부모들은 가능하면 총회에 참석하는 편이다.연 2회 이상 해야 하는 공개수업을 총회 당일 실시, 학부모가 참관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2012년 주5일제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대부분 학교가 학사일정상 오후 1~3시 등 평일 낮에 학부모 총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직장맘’, ‘직장대디’는 물론 최근 이혼 증가로 급증하고 있는 ‘싱글맘’, ‘싱글대디’들도 참석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부분 직장에서 연ㆍ월차 등을 활용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반차를 내더라도 학교와 직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총회 시간에 맞추기 빠듯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 학부모의 전언이다.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학부모는 총회 당일 저녁이나 통상 다음달까지 계속되는 상담 주간 또는 또 다른 공개수업 시간을 이용해 학교를 방문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학교 측도 어려움을 표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지역 한 초등학교 교감은 “주말에 하니 학부모가 자녀의 수업을 못 보고, 평일 저녁에 하니 저녁시간, 자녀 학원 보내는 시간과 겹쳐 참석률이 20%에 못 미치더라”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평일 낮 총회 참석률이 절반 가까이 나오고 있지만, 올해도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내 (주말 또는 평일 저녁 총회를) 권장하고 있다”며 “‘직장맘‘ 등이 참석하지 못해, 참석하는 학부모만 자꾸 오는 문제가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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