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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베트남을 폭격기 재급유 기지로? 미 견제 돌입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러시아가 베트남 깜라인만(Cam Ranh Bay) 기지를 공중 재급유 전초기지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러시아는 미국의 태평양지역 군사요충지인 괌 공군기지 인근에 항공기를 보내 ‘도발적인’ 비행을 했으며 이 비행기는 깜라인만 기지에서 출격한 공중급유기에 의해 재급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 육군 태평양지역 사령관인 빈센트 브룩스 장군으로부터 러시아 항공기의 비행 사실을 확인했으며 미 국무부는 베트남 정부에 러시아의 기지 사용을 금지토록 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의 주권을 존중하지만 “지역 긴장을 초래하는 행위들을 할 수 있어 러시아가 깜라인만 기지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브룩스 장군은 러시아가 언제, 얼마나 자주, 몇 대의 항공기가 도발행위를 벌였는지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으나, 이같은 행위들이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사태가 본격화되면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사진>IL-78 공중급유기가 Tu-95 폭격기에 공중급유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항공정찰 활동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 상공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등 유럽 각국 영공을 침범하거나 근접비행을 하기도 했다. 나토군이 요격을 위해 출격한 횟수도 지난 2013년 3건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100회가 넘었다.

지난 1월 4일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해 투폴레프(Tu)-95 전략폭격기에 대한 재급유가 가능하도록 일류신(Il)-78 공중급유기가 깜라인만 기지를 사용했다고 밝혔으며 현지 언론도 이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베트남과 미국, 러시아의 관계는 복잡미묘하다. 과거 전쟁으로 서로 피를 흘렸던 미국과 베트남은 수교 정상화를 이루며 경제협력 등이 강화됐다. 최근엔 중국의 팽창을 우려하며 아시아로의 중심축을 이동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과 남중국해에서 영토분쟁을 벌이는 베트남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관계가 더 가까워졌다. 미국 군함이 수리를 위해 베트남 항구를 이용하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는 냉전시대 베트남의 최대 우방으로 깜라인만 기지에는 러시아로부터 구입한 3척의 잠수함이 정박해있다.

깜라인만 기지는 전략적 요충지 가운데 하나로 수심이 깊어 항구로 유리하다. 베트남전 당시 미국이 이곳을 대규모 공군기지 및 군항으로 개발했고 최근엔 베트남 정부가 보급물류단지 조성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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