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가 통계청의 2012년 출생인구동향·출생연간자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심사청구자료를 이용한 ‘결혼이민 여성의 임신 및 출산 관련 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 분석 연구’에서 밝힌 결과이다. 조금준 교수는 “결혼이민 여성의 경우, 언어표출과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한 문화 부적응을 비롯한 가사 부담과 자녀양육, 가족관계에 많은 스트레스, 임신 중 출신 국가 음식을 접하기 어려워 영양섭취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다문화가정 대부분이 산부인과와 1시간 이상 차로 이동해야하는 분만 취약지역에 위치해 임신 전, 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지 못하거나 산부인과에 도착하더라도 의료진과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원활한 진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남성과 결혼이민 여성의 거주 비율은 분만 취약지역(10.61%)에서 전국 평균(3.97%) 보다 2.6배 높았고, 지역 산부인과의 감소로 인해 농어촌 거주 산모의 주요 합병증 발생률 및 영아 모성사망 또한 도시지역 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35세 이상 고위험 산모 중 고령의 비율은 결혼이민 여성 11.98%, 한국인 여성 18.53%로 나타났으며 결혼이민 여성의 임신성 당뇨 및 임신성 고혈압은 각각 6.07%, 1.17% 낮은 유병율을 보였다. 임신성 당뇨는 당불내성으로 인한 조산, 난산 등과 신생아 저혈당, 거대아 등 뿐 아니라 아이가 성장하면서 비만아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또한 임신성 고혈압은 모성 사망 3대 원인 중 하나로 임신 20주 이후에 나타나는 혈압상승과 단백뇨,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구로병원 산부인과 조금준 교수는 “결혼이민 여성의 출산 시 나이가 한국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며 “현재 20대 중후반의 젊은 결혼이민 여성의 고령화 진행시, 또 다른 건강 및 출산 문제가 야기될 수 있으므로 장기간에 걸친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3대 모성사망의 원인인 고혈압, 색전증 다음으로 빈도가 높은 산후출혈은 자연분만 후 500㎖ 이상, 제왕절개 분만 후 1L 이상 출혈이 있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한 치료 방법에 대해서 결혼이민 여성과 한국 여성에게서 다른 조사결과가 나왔다.
자궁을 보존하는 색전술은 3차 병원에서의 특수 의료장비로 가능하기 때문에 분만 취약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결혼이민 여성은 한국여성 보다 색전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자궁 적출술을 받는 경우가 더 많았다.
조금준 교수는 “분만 취약지역의 지원사업을 강화와 응급상황시, 거점병원으로의 신속한 이송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며 “이들의 진료시 의사소통 문제와 산후 조리시설 미흡 등에 대한 보강이 뒷받침된다면 분만 취약지역의 다문화 가정 산모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90년대 중반부터 국제결혼이 급증하면서 한국남성과 외국인여성 부부는 전체 국제결혼 중 70%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2년 한국인 부모의 출생아가 전년대비 2.7%, 다문화 부모의 출생아는 4.1%가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다문화가정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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