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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험생 고생 끝? 부모 고생 시작…한국 대학등록금 OECD 최고
-현대경제연 분석, 한국은 75%가 사립...OECD는 평균 72%가 공립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13일 전국에서 일제히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고된 수능 준비에 시달렸던 수험생들은 한 고비를 넘게 되지만, 학부모들에게는 새로운 시련의 시작이다. 학비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3일 한국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교육비 부담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대학등록금 부담이 OECD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원인은 한국 대학의 사립대 비중이 기형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OECD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한국의 4년제 대학 가운데 사립의 비중은 약 75%에 달했다. 이는 OECD 국가 대학의 평균 72%가 공립이며 사립은 14%인 것과 대조된다. 사립대 비중이 5.4배나 높은 셈이다. 일본의 사립대 비중이 한국과 같은 75%에 달했지만, 시장원리의 대명사 미국에서조차 사립대 비중은 30%에 불과하다.

특히 한국의 사립대학 평균 등록금은 9383달러(PPP, 2011년 기준)로 OECD 국가 중 5위에 랭크됐다. 이에 비해 독일은 모든 교육과정이 무상이며 고등교육기관도 약 87%가 공립, 13%는 정부지원을 받는 사립기관이었다.

독일과 비교할 때 한국은 대학 이상 과정에서 가계의 교육비 부담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교육비에 대한 공공부담이 2011년 기준 GDP 대비 4.9%로 독일 4.4%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민간 부담은 2.8%로 독일 0.7%의 약 4배에 달했다. 이는 대학이상 교육에 대한 민간 부담이 GDP의 1.9%로 높기 때문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설명했다.

올해 통계청 조사에서는 가구주의 약 73%가 자녀의 교육비 부담이 ‘부담스럽다’고 인식하고 있고, 15세 이상 인구 중 교육수준을 충족하기 어려운 이유로 ‘경제적 형편’을 꼽은 사람이 2010년 50.4%에서 2012년 54.0%으로 높아졌다.

이처럼 대학이 가계에 막대한 부담을 지우고 있지만, 한국의 대학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 IMD의 교육경쟁력 순위를 보면, 한국은 국가경쟁력보다 교육 경쟁력이 낮게 평가받고 있다. 대학 경쟁력은 2014년 조사대상국 60개국 가운데 53위로 매우 저조한 반면 독일은 6위로 높았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 발표에 따르면, 세계 300위 대학 가운데 독일은 총 22개가 포함됐지만 한국은 8개 대학에 불과했다.

결국 공립 비중이 높고, 많은 경우 학비를 국가에서 부담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사립이 많고, 가계, 즉 개인이 교육비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로, 경제력이 교육 및 사회진출 기회를 좌우하는 상태다. 수능 시험일, 한국 고등교육의 바람직한 미래를 함께 생각해보는 날이 되길 기대한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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