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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 불청객’ 홍역 · 수족구병…혹시 우리 아이도?
고열동반 감기유사증상 홍역…전염성 강하고 합병증 위험…해외여행시 예방접종 꼭 해야
단체생활 유치원 어린이들…손 · 입안 수포 생기면 의심…손씻기등 철저 위생관리를


유난히 무더울 것으로 보이는 올 여름철의 복병은 바로 각종 전염병이다. 사라진 질병으로만 알았던 ‘홍역’은 올해 초 대학생들이 집단으로 걸리는 등 올 상반기에만 370명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성인의 홍역 감염 사례가 많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특히 성인홍역의 경우 중국과 필리핀 등에서 입국한 외국인과 여행객으로 인한 감염이 대부분이었다. 영유아 사이에서도 수족구와 구내염이 유행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최근 실시한 수족구병 표본감시결과(100개 의료기관 참여)에 따르면, 2014년 26주차(6.22~6.28)에 외래환자 1000명당 수족구병 의사환자수가 33.7명으로 유행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만 6세 미만으로 집단생활을 하는 어린이집 및 유치원 등에서의 손씻기 등 개인위생 준수를 각별히 당부했다. 

▶붉은 반점의 공포 ‘홍역’ ..해외여행 급증하는 우리나라도 ‘홍역주의보’=홍역은 기온이 오르는 늦겨울부터 초봄에 잘 생기는 질환이다. 그러나 바이러스 활동이 급격해지는 요즘 홍역에 걸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초기 증상이 고열과 기침, 콧물, 눈 충혈, 눈꼽과 같이 감기 증상과 비슷해 홍역인지 모르고 단체생활을 하다 타인에게 전염시키는 경우도 흔하다. 홍역을 일으키는 RNA와 파라믹소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강해 접촉한 사람 중 90%가 옮는다. 홍역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잘 생기는데 감염된 지 열흘 후부터 발진이 나타난다.

발진은 귀 뒤, 목에서부터 시작해 얼굴, 배, 등, 팔다리로 빠르게 번진다. 초반에는 여드름처럼 크기가 작고 붉은 색을 띠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커져 서로 뭉치고 색상도 암적색 또는 갈색이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올 상반기에만 370명이 홍역에 걸렸다고 발표했다. 감염 경로를 추적한 결과 중국이나 필리핀 등에서 여행한 사람이 늘고 현지인들의 입국 증가와 연관이 컸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홍역으로 진단 받은 환자가 514명인 것과 상반기 통계임을 감안할 때 발병률이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홍역에 걸린 사람은 총 514명으로 남성이 256명, 여성이 258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연령별로는 10세 이하가 333명으로 가장 많았고 10대 58명, 20대 47명, 30대 36명과 같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발병률이 줄어들었다.

홍역 환자 증가 추이는 우리나라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지난해 2만6912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했고 베트남은 지난해 802명에서 올해 5월 20일 현재 1648명으로 홍역환자가 늘었다. 일본도 지난해 141명에서 올해 6월 4일 현재 352명으로 홍역환자가 증가했다.

홍역 퇴치 국가인 미국과 캐나다, 호주도 지난해보다 올해 홍역환자가 증가추세에 있다. 홍역은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이가 환자와 접촉하면 95% 이상 감염되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따라서 생후 12~15개월, 만 4~6세에 각각 한 번씩 MMR(홍역·볼거리·풍진)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재갑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 역시 해외로 출국하는 여행객이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홍역환자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홍역은 자체 증상보다 합병증이 더 위험하다.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지만 아급성 경화성 전뇌염과 같은 희귀질환이 5~10년 후에 생길 수도 있다. 호흡기 합병증이 가장 흔해 세기관지염, 기관지염, 폐렴이 잘 생기며 1000명 중 1~2명에게서 뇌염, 수막염이 나타나고 중이염과 장합병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은 바이러스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때이기도 하다. 특히 홍역과 수족구병 등 감염성이 강한 질환이 유행하고 있어 철저한 개인위생관리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여름철 맞벌이 부부에게 반갑지 않은 손님 ‘수족구병’=홍역에 걸린 성인이 많은 것과 달리 영유아들 사이에서는 수족구가 유행이다. 수족구병은 병명 그대로 손과 발, 하지, 입 속에 4~8mm 정도 크기의 수포와 궤양, 물집이 생기는 질병이다. 콕사키 바이러스 A16, 엔테로바이러스 71형과 같은 장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만 6세 이하의 어린이에게 잘 생긴다. 주로 여름에 유행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예년보다 기온이 일찍 높아지면서 유행 시기도 점차 앞당겨지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어린이집, 유치원과 같이 단체생활을 하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수족구병이 번지고 있다. 유아시설에 다니는 형제, 자매에게 옮아 동생들이 병원을 함께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족구병은 2차적으로 감염되지 않는 한 1주일 정도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이거나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뇌막염과 뇌염, 마비성질환으로 이어져 사망할 수도 있다. 1997년과 1998년에는 말레이시아와 대만에서 수족구병으로 50명과 78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걸렸다고 안심했다가는 또 병원행=지난 2012년 발진을 동반한 엔테로바이러스성 소수포 구내염(수족구병)으로 치료받은 사람은 19만859명으로 성별로는 남성이 10만1480명으로 여성 8만9379명보다 1만2101명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질환 특성상 10세 미만이 18만5405명으로 1위였고 그 다음이 10대 2971명이었다. 수족구병은 감염성 이하선염, 홍역, 풍진과 달리 아직까지 예방 백신이 없다. 또 한 번 걸리면 재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적은 타 질환과 달리 수족구병은 몇 번이고 걸릴 수 있다. 

특이 증상이 없더라도 평소 잘 먹던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거나 목 통증을 호소한다면 수족구병과 입안에 염증이 생기는 구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 이미 걸렸다면 전염성이 사라질 때까지 어린이집, 유치원 등원을 삼가야 한다. 

이승순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더운 날씨는 각종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라 더 활개를 띠지만 사람들은 건강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며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려운 질환이라 해도 아직 존재하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 후에도 항체가 생겼는지를 확인하고 추가 접종해야 하며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만약 걸렸다면 격리생활을 해 추가 전염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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