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김 전 지사는 “이미 국회의원을 3번 해봤기 때문에 배지 한 번 더 다는 건 큰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국회의원은 제자리가 아니고 백의종군하며 국민 말씀을 섬기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했다. 당의 출마 제안을 거절하면서 은연 중에 ‘대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의중을 내비친 셈이다.
특히 김 전 지사는 본인을 설득하기 위해 무작정 대구행 기차에 몸을 싣고 찾아온 윤상현 사무총장에게 “국민이 원하는 진짜 희생 정신은 게임에 베팅하는 게 아니라 낮은 곳에서 봉사하는 것”이라며 재차 불출마 입장을 내비쳤다. 김 전 지사 측에서도 “이미 끝이다 끝”, “낙장불입”이라며 그의 불출마 입장을 못박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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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김 전 지사가 ‘요지부동’인 데는, 당 내 친박 인사들의 인재 영입 방식에 대한 불만이 일면 내제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지사의 측근들이 당 지도부의 ‘뒷북 요청’을 지적하며 “애초 김 전 지사를 영입하려는 노력이 없었다”고 입을 모으는 게 그 이유다.
한 측근은 “지난달 30일이 되서야 윤 사무총장이 김 전 지사에게 몇 차례 전화를 걸어오고, 이어 공천위원인 원유철 의원이 연락을 해왔다”며 “이를 제외하곤 당은 김 전 지사에게 어떤 접촉도 해오지 않았다. 가뜩이나 동작을이 ‘이기기 어려운 지역구’로 꼽히는 마당에 당이 정말로 위기감을 갖고 김 전 지사를 영입할 생각이 있었는 지 의문이 든다”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말 당을 위해 인사를 영입해야 한다면 ‘십시일반’하는 모습으로 당이 일찍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어야 하는 게 아니냐”라며 “이제 와서 당에서 명분을 축적해 압박하는 모양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이를 의식한 듯 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이번 당 차원의 인사 영입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이완구 원내대표는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출마할 수 있도록 당에서 잘 포장을 하고 아울러 정중하게 부탁드리면서 인재를 영입해야 하는 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며 ‘다음부터는 이 같은 일이 또 나타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요 당직자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 지도부는 이틀 간 좀 더 적극적으로 김 전 지사의 출마를 요청할 방침이다. 실제 윤 사무총장은 김 전 지사의 ‘스토커’를 자청했다. 앞서 윤 사무총장은 “진심은 곧 전해지리라 기대해 본다”라며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김 전 지사가 힘을 보태주시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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