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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오일뱅크, 때아닌 ‘영어 붐’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지난 12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 업무시간이 끝나자 사원~과장급 직원 200여명이 13개 회의실로 우르르 이동했다. 이들은 모두 레벨테스트를 거쳐 7단계 수준별 반에 배치됐다. 각반 정원은 7~8명. 일주일에 두번씩, 월화반과 수목반으로 나눠 총 26개 수업이 이곳 서울사무소에서 열리고 있다.

“Anything exciting happening?” (원어민 강사)

“I visited three university yesterday...” (직원)

이날 본지가 참가한 수업에서는 국내 출장과 근황, 말레이시아 비행기 실종사고 등이 화제에 올랐다. 원어민 강사와 직접 대화를 나누다가 2~3명씩 짝지어 한가지 주제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구매팀의 임지민씨는 “영어를 쓸 기회는 많지만 영어로 말할 기회는 사실 많지 않다. 영어실력을 다시 갈고 닦을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했다.

석유화학신사업팀의 김형석 과장도 “서로 관심사를 물으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고 있다. 영어와도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의 영어회화 수업은 지난달 10일 서울사무소와 판교 중앙기술연구원을 시작으로 지난 3일 각 지역 영업지사로까지 확대됐다. 충남 서산의 대산 본사 직원들은 정기보수가 끝나는 5월 중순부터 수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수업 참가자 수는 전체 임직원 1800여명 중 약 440명. 공장순환근무를 하는 생산직, 임원과 부장ㆍ차장을 제외한 전 직원이 영어회화 수업에 의무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생산직 직원들도 희망자에 한해 수업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유업체인 현대오일뱅크가 이같은 ‘영어 붐’에 빠진 것은 지난해부터 한층 강화하고 있는 해외사업과도 직결돼 있다. 회사는 잇단 경기침체로 정유 정제마진이 추락하자 석유화학 사업 확장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다국적기업 쉘(SHELL)과 합작한 현대쉘베이스오일을 통해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4월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을 통해 파라자일렌, 벤젠 등을 생산하는 제2 BTX공장을 상업가동하기도 했다. 이 공장에서 나오는 140만톤의 BTX(방향족) 제품은 지난해 현대오일뱅크의 매출 증대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2500개 주유소 등 내수시장 기반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을 위한 마케팅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미 싱가포르, 중국, 두바이, 베트남, 뉴질랜드, 호주 등에 휘발유 및 경유를 장기공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성장동력 확보’를 경영목표로 삼고 꾸준히 임직원들의 관련 역량을 강화해왔다. 올해 파격적으로 전직원 외국어 학습까지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주간 진행되는 영어회화 수업을 매년 실시할 방침이다. “모든 직원들이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때까지"라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가장 높은 7단계부터는 중국어 수업도 들을 수 있다. 이미 3개 초ㆍ중급 중국어 수업반이 개설돼 있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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