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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다리 ‘자살’ 은 줄었다
작년 127명 투신 4년전 보다 급감
‘생명의 다리’ 캠페인 등 큰 효과


우리에게 ‘자살공화국’이라고 멍에를 씌운 주범 중 하나가 한강 다리였다. 생활고에 시달리거나, 삶이 무의미해진 이들이 찾는 마지막 장소 중 하나가 바로 한강 다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악명(?)은 조금씩 희석될지도 모른다.

한강 교량에서의 투신자 수와 사망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교량에서의 투신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시작된 ‘생명의 다리’ 등 캠페인이 실시된 이후의 결과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도 캠페인이 시작되면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관심과 대책이 전 사회에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덕분도 있어 보인다.

지난해 한강의 전체 교량에서 투신자 수는 127명이었고, 이 중 11명이 사망했다. 투신자 수는 지난 2010년 193명이었다가 2011년 196명으로 늘었지만, 2012년엔 148명으로 감소했다. 그러다가 지난해는 전년보다 21명 줄어든 것이다. 사망자수도 지난해(11명)에는 전년(65명)에 비해 급감했다. 사망자 수는 2011년 95명이었고, 전년인 2010년엔 87명이었다.

‘자살의 다리’ 오명을 썼던 마포대교의 투신자 수와 사망자 수도 줄었다. 지난해 8명이 투신했고, 이 중 5명이 사망했다. 마포대교에서의 투신자(사망자 수)는 지난 2010년 23명(6명), 2011년 11명(5명), 2012년 15명(6명)이었다. 


전체 한강 교량의 실제 투신율과 사망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생명의 다리’ 조성 이후 난간을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아이디어와 함께 자살 상담(생명의 전화), 긴급 119 신고(종합방재센터), CCTV 및 센서 감지를 통한 긴급 출동과 현장 대응 등이 효과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생명의 다리 조성으로 시민들의 사회적 관심과 신고의식이 높아져 시민들의 집객이 오히려 투신을 막는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자살 방지에 대한 전 사회적인 협심이 효과가 있음을 방증한다.

한국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은 “생명의 다리로 인해 오히려 구조율을 높일 수 있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도움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자신만의 공간을 벗어나, 생명의 다리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구조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힘든 삶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생명의 다리를 통해 위로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명의 다리’ 캠페인은 2012년 9월부터 마포대교에 설치돼 희망의 문구와 보행자의 걸음에 맞춰 불이 켜지는 새로운 인터렉티브형 구조로 시민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엔 한강대교에 사회 저명인사들의 재능기부 희망문구로 구성된 난간이 새롭게 설치되기도 했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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