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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 홀릭> 일필휘지로 그려낸듯…
날개를 쭉 펼친 학은 금방이라도 날아갈 모양새다. 검은 바탕에 흰 학이 도드라진다. 검은 바탕에 흰 물감이 아니라 흰 캔버스에 먹으로 조각해 내듯 그렸다. 먹물이 흘러내릴 정도로 빠른 시간 안에 탄생한 학은 그만큼 생동감 넘친다.

제주 출신의 민중미술가 강요배(62)의 ‘초원의 바람’이라는 작품이다. 작가는 몽골 노래를 듣다 단번에 그린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드넓은 초원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이제 막 비상하려는 학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뻗어나가는 그들의 힘찬 기상을 담았다. 

마음 가는대로,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대로 그렸다는 그의 말대로 ‘날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그림이다. 중국 명나라의 문필가 도륭의 ‘고반여사(考槃餘事)’에는 분본(粉本), 즉 밑그림에 작가의 천진(天眞)이 드러난다는 대목이 있다. 유화로 더 익숙한 강요배 작가의 천진이 그대로 드러나는 ‘강요배 소묘: 1985-2014’전은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3월 30일까지 열린다. 

강요배‘초원의 바람’, 캔버스에 먹, 162×130㎝, 2013.       [사진제공=학고재갤러리]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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