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새해 첫 평일 일정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전날 현충원을 참배한 데 이어 이날도 봉하마을, 5ㆍ18 광주묘역 등 전국의 ‘민주 성지’를 돌며 전열 가다듬기에 나선 것이다.
김 대표는 2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김 대표가 지난해 6월 대표 취임 이후 봉하마을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첫번째 방문이 대표취임 직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해 첫 평일 일정으로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은 당내 최대 계파 ‘친노’ 그룹을 향한 ‘손 내밀기’란 관측이다.
당내 계파 구성상 친노 그룹은 재작년 총선에서 최대 계파로 성장했고, 지난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문제 등을 거치며 ‘세 확장’이 진행된 상태다. 의원수로만 계산해도 대략 40~50명 가량이 민주당 내에서 ‘친노’ 또는 ‘범 친노’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라도 ‘친노’의 협조가 필수적이란 관측이다. 반면 전날 노무현 재단의 ‘신년 참배 행사’에 참여했던 문재인 의원은 이날 오전 오전 상경, 봉하마을로 내려가는 김 대표의 일정과는 길이 엇갈렸다.
김 대표는 전날 현충원을 참배하며 ‘민주ㆍ민생ㆍ승리’ 세가지 키워드를 꼽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민주’를, 새누리당과의 입법 전쟁을 통해 ‘민생’을 지난해에 거뒀다면, 올해엔 이같은 역량을 결집해 ‘6ㆍ4 지방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대표의 새해 행보는 민주화 운동 인사들을 기리고 그 역량을 선거 승리로 잇겠다는 생각하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그러나 2일 일정 이후 주말까지 당 공식 회의 등을 제외한 ‘외부 일정은 잡지마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체력적으로나 일정상으로 ‘여유’가 필요하단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김 대표는 1월1일 새벽까지 이어진 예산안 본회의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고 연이은 현충원 참배ㆍ봉하마을 ‘강행군’까지 겹친 상태다.
여기에 국가정보원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 등 올해 6월 지방선거까지 이어진 정국 일정도 숨가쁘게 치러야 하기 때문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표는 안철수 의원과의 관계, 지방선거 구도, 전략 인물 배치 등에 대해 숙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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