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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업 실적의 재발견”…外人 ‘진짜 한국’ 을 사기 시작했다
외국인 34거래일째 최장 순매수…배경 · 전망
“삼성전자, 가격보다 더 큰 수익 안길것”
크레디트스위스 한국시장 투자 확대 제언

9월 시가총액 상위주 한꺼번에 사들이다
이달들어 이익성장세 따른 투자로 질적변화
“외국인 더 살수 있다” 기대감 고조




한국 시장에서 외국인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외국인 투자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모두 달라졌다. 외국인은 지난 8월 말 이후 ‘폭풍 매수’에 나서면서 16일까지 34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의 매수 규모는 모두 11조6000억원이다. 기간으로는 2000년 이후 최장 순매수이자 종전 최장 순매수 기록(1998년 1월 20일∼3월 3일의 34일)과 같다. 특히 지난 9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들을 한꺼번에 사들이던 외국인이 10월 들어 이익모멘텀이 안정적인 업종군에 관심을 보이면서 ‘더 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게 됐다. ‘바이코리아’가 포트폴리오상 한국 시장에 대한 전략적인 재배치를 넘어 이익 성장세에 따른 투자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16일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15년 만에 외국인 매수 최장 타이기록(34거래일)을 세웠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050선까지 바짝 근접하며 이틀 연속 연중 최고치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글로벌 증권사 “한국 재발견, 드디어 때가 왔다”=신흥시장 랠리에서 유독 소외됐던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강화되고 있는 것도 ‘바이 코리아’의 지속을 기대하게 한다. 실제로 블랙록의 아이셰어즈(iShares) 한국 ETF(상장지수펀드)는 7주 연속 자금 유입을 기록하며 한국 선호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스위스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 7일부터 나흘간 아시아의 35개 주요 기관투자자들과의 미팅에서 한국 시장 투자 확대를 제언했다.

CS는 이 자리에서 “최근 코스피 상승세는 한국 기업의 실적에 대한 재발견에 따른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옳다’”고 밝혔다. JP모간 등 경쟁 글로벌 IB의 목표주가 하향으로 고전했던 삼성전자의 ‘고평가’ 논란에 대해선, 가격보다 더 많은 투자수익(larger return)을 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은 삼성증권이 지난 7일에서 11일까지 미국에서 주요 기관 투자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확인된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방문에서 일부 투자자를 중심으로 추가적인 원화강세 기대가 존재한 점을 감안하면 미국 투자자들의 한국 비중 확대가 지속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특히 신흥시장의 부진에도 한국의 수출 회복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전했다.


▶외국인, 10월 들어 ‘진짜 한국’을 사기 시작했다=지난달 누구도 예상 못한 외국인의 순매수 릴레이는 장 막판 대규모 매수세가 일종의 시그널이었다. 장 마감 직전 유입된 이 매수세의 정체는 해외에서 한국 시장에 투자하는 인덱스 펀드다.

인덱스 펀드는 주가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통상 한국 시장의 시가총액 비중만큼 비차익 프로그램을 이용해 통째로 담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당시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일제히 외국인 매수세가 나타난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는 이 매수세가 글로벌 경기회복에 베팅하는 투자자금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투자방식은 10월 들어 달라졌다. 외국인은 비차익 매수세를 줄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 사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의 유망 종목에 투자하는 진짜 ‘바이 코리아’가 시작된 셈이다. 이를 방증하듯 개별 종목 투자에 나서는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한 주 외국인은 액티브 자금은 9076억원, 패시브 자금은 2433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모멘텀이 기대되는 세력인 액티브 자금이 인덱스펀드처럼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보다 많았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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