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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 “현장에서 잘 노는 배우 되고 싶다"
[헤럴드경제=서병기기자]배우 정우(32)는 10년간 연기를 했다. 영화 10편, 드라마 7개. 하지만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했다. 어쩌다 ‘민들레 가족’의 가난한 사위로 나온 사람이었지 하는 정도였다. 인지도가 필요했다.

그래서 만난 게 KBS ‘최고다 이순신’. 완벽하게 히트하지는 못했지만 KBS 주말극이라는 강점과 그의 신선함(?)이 만나 인지도는 크게 상승됐다. 이제는 작품 섭외도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건달, 백수 등을 주로 연기해 실제로도 약간 거친 이미지를 연상했지만 만나보니 영 딴판이었다. 차분하고 소탈했으며, 예의가 발랐다. 낯도 가리는 성격이었다.

“술도 못하고, 클럽에도 안 가요. 친구도 별로 없고요. 집과 헬스장을 왔다갔다 합니다. 권상우 형처럼 몸짱이 되고자 좋은 몸을 준비했는데, 그것을 보여줄 기회는 없었던 거죠.”


정우는 동네 제과점의 제빵사 서진욱을 맡아 손태영(이혜신 역)과 멜로 연기를 했다. 불운한 가정사로 전과가 생겨버렸지만 사랑 앞에서는 어설픈 숙맥이었다. 스킨십이 없어서 답답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스킨십은 간지러운 이야기죠. 손태영은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가족 같은 느낌이에요. 친한 형의 와이프니까요. 그리고 진욱은 혜신에게 스킨십할 처지가 아니에요. 전과자, 고아가 감히 손태영을 넘보다뇨.”

정우는 권상우와 같은 소속사다. 그는 “상우 형 집에는 2번 정도 놀러가봤다. 조금씩 친해졌다”고 전했다.

“ ‘최고다 이순신’에서 에피소드가 반복적인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있었지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소중함을 얻었고 촬영장이 좋은 분위기여서 8개월 동안 즐기면서 했어요. 욕심 안 내려고 해요. 욕심을 내는 순간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잖아요. 손태영이라는 친구 한 사람은 확실히 얻은 것 같아요.”


정우는 건달, 백수에서 요즘은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이웃남자 같은 이미지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친근한 이미지도 생겼다.

“빈둥거리는 남자, 악인을 연기해도 연민의 정이 느껴지도록 해요. 악역의 당위성도 중요하죠.”

정우는 아이유가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데도 연기를 잘해 놀랐다고 했다.

“아이유가 리딩때 잘해 놀랐는데, 회차가 늘수록 적응력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어찌보면 평범한데, 잔잔함 속에 감정을 드러낼 줄도 알았고 평범하지 않았어요.”

정우는 자신이 원작자이기도 한 영화 ‘바람‘(2009년)의 주인공을 맡기도 했다. 자신의 고형인 부산에서 실제 있었던 이야기다. 대종상 신인상을 안겨준 이 영화는 독립영화치고는 많은 10만명의 관객을 기록했다. 시나리오 공부를 더하기 위해 경희대 대학원에서 공부 중이다.

정우는 ‘최고다 이순신’이 끝나기 직전 ‘응답하라 1994’ 촬영에 돌입했다. 부산에서 올라와 사투리를 구사하는 하숙생을 연기하는데, 주변에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현장에서 잘 노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정우의 꾸준한 느림보 도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서병기 선임기자/ wp@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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