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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지하상가 생존경쟁 뜨겁다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본격적인 지하공간 개발은 지난 1862년 스웨덴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이 다이나마이트를 발명하면서 시작됐다. 산업혁명 이후에는 상하수도, 전화 등 도시기반시설이 지하에 건설됐다. 이후 1970년대 들어 선진국들은 지하공간을 문화시설 등 경제적 용도로 활용하고 에너지 절약 및 토지이용 효율의 극대화를 위해 적극 이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하공간이 실생활에 이용되고 있는 것은 불과 30~40년 전이다0. 지난 1967년 서울시청 앞 을지로 1가에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상가 ‘새서울 지하상가’가 문을 열면서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갔다.

▶서울지하철상가=1974년 8월 1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개통으로 청량리~서울역간 첫 운행이 시작되고, 지하철 2~9호선과 최근 신분당선까지 개통하면서 지하철은 대중교통 수단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이어 지하철역사 내부와 연결된 지하도상가에는 유동인구를 유혹하기 위한 각종 점포들이 등장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이하 정보공개센터)가 서울메트로(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에 정보공개 청구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 내 상가수는 지난 5월 말 기준 각각 700곳, 816곳이다. 


상가 종류는 편의점과 화장품ㆍ휴대전화 판매점, 꽃집 등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최근 가장 경쟁이 심해진 업종이 편의점과 커피전문점이다.

서울 지하철 역사 내 편의점은 2010년 186개, 2011년 212개, 2012년 233개 등 해마다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하철역의 커피전문점도 2010년 13곳에서 2012년 89곳으로 급증했다.

지하철 상가들의 임대료도 각 역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정보공개센터가 2011년 4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한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 1~8호선 역사 내 입점한 상가들은 매월 60여만원에서 1억1600여만원까지 임대료를 내고 있다.

1000만원대 이상의 임대료를 내고 있는 상가는 여러 상가가 모여있는 집단상가이다. 7호선 고속터미널 내 집단상가는 면적이 넓은 데다 상권도 좋아 한 달에 1억165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다.

개별 상가 중에서는 잠실역에 있는 한 화장품 매장이 월 4400만원의 임대료를 내고 있으며, 학여울역의 전시장이 4060여만원 정도이다.

3호선 안국역의 제과점은 3400만원, 2호선 사당역의 의류판매장이 2300만원으로 비싼 편에 속했다. 잠실역 지하상가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은 역의 상가는 다른 역에 비해 임대료가 상당히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코엑스몰, 고투몰의 새로운 변신=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강남터미널지하쇼핑몰은 기존 상가를 백화점식 상가로 개축해 지난해 6월 ‘고투몰(GOTOMALL)’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하루 유동인구가 수만명인 고투몰은 길이 880m, 전체 면적 3만1566㎡이며 620개의 점포로 구성됐다. 상가 점포 전면과 간판 디자인을 통일해 깔끔하게 정리했으며, 기존의 낡은 공조설비를 최신 공조시스템으로 교체, 실내 공기질도 향상시켰다. 현재 옷가게, 화장품점, 액세서리 판매장, 실내장식업체, 수예점, 꽃 가게 등 다양한 매장이 입점해 있다.

고투몰은 가격이 저렴해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실제로 8일 오후 쇼핑객의 90% 이상이 10~60대의 여성들이었다. 또 저렴한 이미지로 외국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이날 평일 낮에도 외국인 관광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쇼핑을 하던 이지영(25ㆍ여) 씨는 “리모델링을 해 쾌적한데다 가격이 저렴하고 물건도 다양해 자주 쇼핑하러 온다”고 말했다. 리모델링을 한 뒤 상가 임대료는 이전보다 100만원가량 올랐다.

고투몰의 임대료는 26㎡ 기준 보증금 1억원에 월 5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동대문 패션타운이 침체를 겪으면서, 지하철역과 바로 연결돼 있고 유동인구가 많은 이곳으로 오려는 상인들이 많다”고 밝혔다.

서울의 대표적인 지하 복합쇼핑몰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의 경우에는 최근 리모델링공사에 돌입했다. 2000년에 지어진 이후 13년이 경과하면서 시설이 노후화됐고, 잇달아 대규모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고객끌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영화관, 아쿠아리움 등 일부 매장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지만, 8일 오후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 한적한 모습이었다. 코엑스몰은 전체 17만3000㎡, 지하공간 13만9000㎡에 대한 대규모 리모델링공사를 거쳐 내년 12월 재개장한다.

▶여의도 IFC, 글로벌 업체들의 경연장=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몰)는 가장 최근 지어져 쾌적하고 깔끔하며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업면적 39만㎡로 ‘H&M’, ‘자라’, ‘마시모두띠’, ‘에잇세컨즈’, ‘빈폴’ 등 국내외 제조유통일괄형(SPAㆍ기획 디자인 판매를 제조회사에서 맡는 의류점) 브랜드 및 해외 패션브랜드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여의도 최초의 CGV영화관, 영풍문고, 고품격 레스토랑, 푸드코트 등 11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여의도는 평일 유동인구가 30만명에 달해 평일에도 IFC몰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 점심시간이면 식당가에 직장인들이 몰려 보통 10~30분 기다리는 것은 예삿일이다.

때문에 IFC몰의 임대료는 다른 지하쇼핑몰에 비해 상당히 높다. 인근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코엑스몰은 평당 월임대료가 50만원대인데 반해 IFC몰은 60만원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말에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모습이다. 여의도에 상주 인구 3만명가량이 인근 영등포ㆍ신도림이나 9호선 지하철을 타고 강남권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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