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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나 사고>글라이드 슬로프 없고 공사까지, 공항은 사고 책임 없나?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샌프란시스코공항의 안전 문제도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 공항은 글라이드 슬로프가 꺼져 있었던 것 외에 대형항공기에 부적합하다는 평가에 따라 활주로 공사도 진행 중이었다. 글라이드 슬로프 유무에 따른 위험성에도 전문가 간 의견이 엇갈리는 등 공항의 과실 여부를 따기지까지 아직 많은 난관이 남아 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자동착륙유도장치인 글라이드 슬로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건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글라이드 슬로프가 중요한 운항 보조 장치인 것은 맞지만, 주된 사고 원인으로 보는 데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황사식 한국항공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착륙 보조수단일 뿐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다고 착륙할 수 없는 게 아니다”며 “글라이드 슬로프가 없는 공항마다 사고가 나는 것도 아니다. 글라이드 슬로프가 사고의 요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항공사 고위 관계자도 “글라이드 슬로프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도 이를 쓰지 않는 조종사도 있다”며 “그만큼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란 의미”라고 전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국내 한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주요 취항지 공항마다 거의 다 글라이드 슬로프가 있으며, 조종사도 이를 널리 활용한다”며 “물론 보조장치 중 하나이며, 사용할 수 없다고 착륙할 수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운항을 방해하는 다른 요인과 결합했다면 글라이드 슬로프도 충분히 중요한 사고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라이드 슬로프는 비행기가 활주로에 적절한 각도로 착륙할 수 있도록 전자파의 방사를 이용해 유도하는 장치다. 이 장치가 없으면 조종사는 육안으로 각도와 시간 등을 계산해 활주로에 들어와야 한다.

활주로 확장공사도 조사 대상이다. 미국 교통안전위원회의 데보라 허즈먼 위원장도 9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현지 기자 브리핑에서 “공항 활주로 공사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글라이드 슬로프가 작동하지 않은 것도 이 공사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가 커지면서 활주로안전구역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게 공사의 요지이다.

이번 사고가 착륙 당시 충분히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방파제와 기체가 부딪혔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항 측이 사전에 이 같은 사고를 예지하고 있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또 이 공항이 미국연방항공청으로부터 대형항공기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공사를 진행했다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어, 아직 공항이 충분히 안전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항을 운영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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