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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험난한 PGA 파도에 ‘배 <배상문> ’ 를 띄우다
배상문, 바이런 넬슨 13언더
한국인선수 세번째 PGA 우승
메이저 우승자 브래들리 제압

상금 17위·페덱스 랭킹 18위 껑충
“메모리얼 대회서도 일내겠다”



배상문(27ㆍ캘러웨이)의 15번홀(파4) 파 퍼트가 허무하게 홀컵 가장자리를 훑고 나왔다. 반면 키건 브래들리(미국)는 이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포효했다. 2타 차 단독선두에서 공동선두를 허용한 순간. 예전같으면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렸을 그였다. 하지만 배상문은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씩씩하게 다음 홀로 향했다. 운명의 16번홀(파5). 세번째 샷으로 볼을 홀 1.7m에 붙인 배상문은 한 치의 주저함없이 힘있게 퍼트를 밀어내며 버디에 성공,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반면 브래들리는 이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데 이어 17번홀서 보기까지 범하며 무너졌다. 사실상 승부는 이걸로 끝이었다.

‘뚝심의 승부사’ 배상문이 마침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궜다. 

PGA 투어 2년차 배상문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스TPC(파70·7166야드)에서 열린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를 기록,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를 달렸던 키건 브래들리(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4라운드 초반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상승세를 탄 배상문은 이후 더블보기 1개, 보기 2개를 적어내며 흔들렸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으며 브래들리의 추격을 뿌리쳤다. 한국 국적 선수로는 최경주(43·SK텔레콤), 양용은(41·KB금융그룹)에 이어 세번째 우승이며 한국계 교포 선수까지 포함하면 앤서니 김(27·나이키골프), 케빈 나(30·타이틀리스트), 존 허(23)에 이어 여섯번째다.

배상문은 우승 상금 117만 달러(13억원)를 획득하며 합계 159만2794달러를 기록, 상금랭킹 108위에서 17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페덱스포인트 랭킹에서도 95위에서 18위(769포인트)로 77계단이나 끌어올렸다.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배상문은 전날까지 단독 선두를 지킨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브래들리와 챔피언조에서 동반플레이했다.

배상문은 3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으며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브래들리를 제치고 1타차 단독 선두로 나섰다. 5번홀(파3)부터는 3연속 버디 행진, 브래들리와의 격차를 4타로 벌렸다.

하지만 9번홀(파4) 티샷이 왼쪽 러프로 날아간 뒤 나무를 넘겨 친 두번째 샷마저 그린을 지나쳐 워터해저드에 빠져 버렸다. 1벌타를 받고 어프로치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배상문은 2퍼트로 마무리해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10번홀(파4)서도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배상문이 15번홀(파4)에서 또다시 보기를 한 사이 브래들리는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공격적인 승부로 16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냈고 이런 모습에 흔들린 브래들리가 70cm 버디 퍼트를 놓치며 흐름은 배상문 쪽으로 기울었다.

배상문이 17번홀에서 티샷을 홀에서 7m나 멀리 떨어뜨렸지만 파로 막은 반면 브래들리는 2온 후 5m 파 퍼트를 놓치면서 승부는 결정됐다. 18번홀(파4)에서 배상문의 파퍼트가 들어간 뒤 우승이 확정되자 이동환(26·CJ오쇼핑), 노승열(22·나이키골프) 등 동료 선수들이 나와 함께 기쁨을 나눴다.

배상문은 “올해들어 세계랭킹이 너무 많이 떨어져 걱정됐는데 이번 대회 1라운드를 치고 난 뒤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5월 말 열리는 특급대회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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