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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필을 신격화한다고?… ‘헬로’ 는 준비된 예술
감성적 보이스 전세대 사로잡아
콘텐츠·홍보 마케팅도 수준급



‘바운스’ ‘헬로’를 비롯한 조용필의 새 음반인 19집은 음악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고, 10대부터 60대까지 이 노래들에 열광하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조용필을 너무 신격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조용필의 신보 ‘헬로’는 두 가지가 좋았다. 콘텐츠가 좋았고, 그 콘텐츠를 전달하는 홍보 마케팅 전략이 좋았다. 신보를 낼 때마다 트렌드와 실험 사이에서 고민한 결과물을 선보이곤 했던 조용필은 이번에는 특히 동시대의 젊은 음악들을 대폭 수용했다. 모던록에 일렉트로닉을 사용해 비트있는 사운드로 만들어내 세련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젊은 스타일의 음악을 한다고 10~20대의 열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건 아니다. 63세의 중년이 이런 젊은 음악을 소화해낼 감각이 있어야 한다. 한 중년 아저씨에게 ‘바운스’를 부르게 했더니 트로트 느낌이 조금 나더라고 한다. 젊은 음악을 소화해내는 미세한 감각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조용필은 기교가 아닌 감성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녹여냈다.

완성도도 뛰어나고 젊은 음악이라 해도 판촉전략이 빈약하다면 단시간에 열광 분위기를 이끌기 어렵다. 입소문에 의한 자연발생적 확산의 경우도 있지만 요즘은 콘텐츠만 좋다면 SNS 등 각종 홍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조용필의 16~18집이 완성도는 괜찮은데도 비교적 조용히 지나갔음을 생각하면적 더욱 그렇다.

‘헬로’의 마케팅은 티저 마케팅, ‘바운스’ 선공개, 쇼케이스, 공연으로 이어지며 아이돌 가수못지 않은 전략을 구사했다. 20대 아이돌의 SNS에 올린 반응은 주효했다. 룸펜스가 만든 뮤직비디오는 환상적이며 사이키델릭하다.

‘헬로’에 수록된 노래들의 극찬 등 조용필에 대한 찬양 일변도 현상을 놓고 좀 지나치지 않냐는 시각이 있지만 10~20대 아이돌 음악에 치우친 대중음악계에서 소외됐던 중년가수에 대한 약간의 배려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조용필의 등장으로 살짝 ‘가요 르네상스’ 느낌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내용면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체감적으로 그렇게 느껴진다는 건 조용필의 존재감이 대단하다는 증거다.

조용필의 신보는 아이돌 그룹 위주로 획일화된 음악시장에 가창력 위주의 음악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듯하다. 조용필이 음악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음악판의 예외적인 사례로 머무를 듯하다. 음악평론가 김작가도 “조용필의 ‘헬로’가 기존 음악시장을 재편하기에는 무리다. 중년가수의 추억마케팅이 아니라 동시대적인 음악과 마케팅, 홍보 플랫폼 등에 대한 동기부여 정도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하나의 모범사례로 볼 수 있다”고 평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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