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서울 학교 시나브로 퍼지는 ‘행복출석부’
도입 두달 초등학교 75% 활용
3번 ‘감사하다’·42번 ‘허전하다’ 등
감정조견표로 학생감정 표현



출석을 부를 때 학생의 기분을 함께 살피는 ‘행복출석부’가 일선 학교에서 도입된 지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서울시내 학교 절반 가량이 행복출석부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출석부는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이 서울대 교육학 교수 시절인 1998년 개발한 것으로, 지난 3월 새학기부터 문 교육감이 학생들의 도덕ㆍ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행복출석부는 학생이 자신의 기분을 생각해보고 공유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에게 감정을 표현하는 말 리스트를 나눠주고, 아침에 교사가 출석을 부르면 자기감정을 함께 대답하는 것이다.

우선 학생들에게 현재 자신의 기분이나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각 단어에 번호를 매긴 ‘감정조견표’를 준다. 감정조견표는 1번 ‘가슴이 벅차다’, 2번 ‘양보하고 싶다’, 3번 ‘감사하다’등 긍정적인 감정부터 41번 ‘안타깝다’, 42번 ‘허전하다’ 등 부정적인 감정까지 모두 42개로 이뤄져 있다.

매일 아침 교사가 출석을 부를 때 학생은 자기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의 번호와 함께 대답을 하면 된다.

예컨대 교사가 “홍길동”이라고 이름을 부르고 길동이가 “네, 42번(허전하다)입니다”고 답하면 교사가 그 학생에게 관심을 갖고 고민을 듣는 것이다. 또 학생들이 자신과 타인의 감정ㆍ정서를 파악함으로써 보다 성숙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원만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문 교육감은 정서함양의 첫 단계는 자신의 정서를 대면하는 것이라고 보고, 교육감 취임 후 학생들의 도덕ㆍ인성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행복출석부를 도입했다.

1일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행복출석부를 활용하는 학교는 시내 전체 학교의 51%로 절반을 넘어섰다. 초등학교가 75%로 가장 많고 중학교 49%, 고등학교는 일반고 기준 13%다.

서울교육청은 행복출석부를 활용하는 학교가 절반을 넘어서자 실제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이 느끼는 효과와 만족도를 분석한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연구는 행복출석부를 활용 중인 초ㆍ중ㆍ고교 각 2개교를 방문ㆍ관찰하는 현장연구와 교사ㆍ학생 인터뷰 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행복출석부를 도입한 이후 심리적인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도 병행할 계획이다. 연구결과는 오는 10월께 나온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