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우면산터널 ‘혈세먹는 하마’
요금 내려 통행량 늘리기보다
市, 책임피하려 통행료인상 선택
보전금 지난해 2배로 급증


우면산터널 통행료 요금을 2011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서울시의 보전금이 2배로 늘어난 것은 요금 인상 등 환경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서울시의 안일한 판단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면산터널 운영과 관련해 시민 부담과 시 예산 지원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통행료 인상 대신 요금을 인하해 통행량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우면산터널은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과 우면동 선암로를 연결하는 길이 2960m의 왕복 4차로 터널로, 우면산인프라웨이(주)가 시에 기부채납한 뒤 2004년 1월부터 30년간 운영한다.

우면산터널은 개통과 동시에 2000원을 통행요금으로 받아오다 지난 2011년 12월 2500원으로 인상됐다.

서울시와 우면산인프라웨이(주)는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간 하루 평균 교통량이 3만7840대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통행량은 55.8%인 2만1100대에 그쳤다.

협약(예측) 통행량 대비 실제통행량 비율로 보면, 그나마 2004년 40%에서 2005년 45.2%, 2006년 48.8%, 2007년 52.2%, 2008년 55.9%, 2009년 60.8%, 2010년 66.5%, 2011년 67.1%까지 해마다 꾸준히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시 보전금도 2004년 105억원에서 2005년 96억원, 2006년 87억원, 2007년 72억원, 2008년 55억원, 2009년 45억원, 2010년 29억6900만원, 2011년 28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2011년 요금이 500원 오르자 지난해 실제 통행량은 예측치의 60.9%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시 보전금은 55억원으로 급증했다.

통행료 요금 인상 전 본보에서는 요금을 1000원으로 내려 통행량을 늘려 수익을 보전해야 한다고 보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인상을 선택해 시민 혈세 낭비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당시 서울시 역시 통행료 인하를 통한 수익보전을 검토했다. 그러나 통행량이 목표에 못미치면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세금으로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보전해 준다는 결과가 나온다는 지적에 따라 인하 대신 인상을 선택했다.

결국 서울시는 ‘요금인하에 따른 보전금 확대’라는 책임을 지기 싫어 쉽고 편한 요금 인상을 선택했다는 비판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장환진(민주통합당) 의원은 “요금 인상 후 보전금이 배 가까이 늘었듯 2차 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는 2015년 후에도 지원금은 급증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계약이 끝나는 2033년까지 보전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통전문가는 “경부고속도로 서초구간까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우면산터널 통행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문가는 “서울시가 교통정책을 국익 차원에서 수립하지 않아 우면산터널 같은 문제를 발생시켰다”며 “우면산터널 통행료를 인하해 경부고속도로와 남태령으로 우회하는 차량들을 흡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나 남태령길로 우회하는 차량들을 우면산터널이 흡수하게 되면 교통 대동맥이 원활해져 유류비 절감은 물론 물류비용도 줄이는 부가 수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촌에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이모(48) 씨는 “출근할 때 터널을 이용하면 빠르게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0원을 아끼기 위해 지옥 같은 남태령고개를 매일 넘고 있다”며 “요금을 1000원으로 내리면 우면산터널을 이용할 수 있어 시간 절약은 물론 유류비도 덜 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급행료를 내고서라도 빨리 다닐 수 있는 길이 필요하다”며 “우면산터널은 비상시 빠르게 통행할 수 있는 길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jycaf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