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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품 통해 ‘~앓이’ 만든 연기파 꽃미남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올해는 김수현(24), 송중기(27), 박유천(26) 등 젊은 꽃미남 남자배우들의 연기가 돋보인 한 해였다. 겉으로는 미소년, 아이돌 같은 앳된 남자들이 얼굴과 외모만 멋있는 게 아니라 연기도 잘한다는 게 공통점이다. 그래서 이들은 모두 작품을 통해 ‘~앓이’ 현상을 만들어냈다. 이제 꽃미남이 연기 못한다는 편견은 확실히 버려야 할 것 같다.

상반기에는 김수현이 단연 돋보였다. 올해 최고의 시청률을 올린 판타지 사극 MBC ‘해를 품은 달’에서 시청자들을 ‘수현앓이’에 빠지게 했다. 김수현은 2011년 ‘드림하이’에서 송삼동을 연기할 때에도 큰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해품달’에서는 ‘드림하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강한 팬덤 현상이 나타났다.

김수현이 맡았던 이훤은 가벼움과 진중함, 영특함, 유머스러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왕이었다. 8년 전 죽은 한 여자, 연우만을 여전히 사랑하며 중전과는 합방도 거부하는 순정을 지녔으니 여성들이 폭발적인 매력을 느낄 만했다. 김수현은 소녀팬뿐만 아니라 중년 여성들로부터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미소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속은 성인이고 때로는 카리스마도 드러나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김수현은 큰 배역은 아니었지만, 1302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웠던 영화 ‘도둑들’에도 출연해 올해 최고의 해를 맞았다.


하반기에는 송중기가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와 영화 ‘늑대소년’으로 최고 스타에 올랐다. 얼굴만 멋있는 게 아니라 작품 속에서도 순정 캐릭터를 연기해 단단히 ‘중기앓이’에 빠뜨렸다.

‘착한 남자’에서는 여성에게 희생적인 사랑을 하는 강마루 역할로 여심을 빼앗았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가 순정까지 지니고 있다. ‘늑대소년’에서는 별 대사 없이 철수라는 애완남을 연기하며 오로지 한 여자 이보영만을 바라본다. ‘늑대소년’의 흥행은 ‘착한 남자’ 송중기의 인기 덕을 톡톡히 봤다. 송중기를 보기 위해 그 영화를 봤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송중기는 얼마 전 기자에게 자신의 매력을 “우유 같은 이미지”라고 설명한 적이 있다. 겉으로는 하얗고 약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묵직한 그 무엇이 있다. 의외의 남성미가 송중기 속에서 꿈틀댄다.

사실 송중기는 뭘 해도 잘한다. 중학교 때는 쇼트트랙 선수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고, 부상으로 선수를 그만두고 공부를 시작하자 높은 수능점수로 명문대에 진학했다. 연기에 도전해서도 작품마다 나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송중기 속에 강인함과 단단함이 함께 들어가 있는 것이다.

박유천은 올 상반기에는 SBS 수목극 ‘옥탑방 왕세자’, 하반기에는 MBC 수목극 ‘보고싶다’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 박유천은 드라마를 할 때마다 일취월장하고 있다.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이미 10년 이상 연기한 것 같다.


박유천의 감정 연기는 이미 물이 올랐다. 몇 작품을 하지 않았는데도 완급 조절능력까지 갖췄다. 배우가 캐릭터에 지나치게 깊이 빠져들어가 오히려 감정의 한계치를 넘어선 연기가 시청자에게 불편하게 다가오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박유천의 연기는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아 물 흐르듯이 넘어간다. 감정을 폭발시킬 때와 감정을 절제할 때를 잘 아는 영리한 연기자다. ‘보고싶다’는 어릴 때 남녀의 상처와 아픈 기억이 성인이 되고 나서도 멜로와 결합해 그 감정이 전달되어야 하는 드라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남자주인공 한정우를 연기하는 박유천은 연기의 미세함까지 전달하고 있다.

어린 시절 첫사랑인 이수연(윤은혜)과 함께 납치됐다가 혼자만 풀려나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형사 한정우는 박유천의 연기로 살아있는 캐릭터가 됐다. 박유천은 한정우 그 자체로 보여 시청자들도 ‘보고싶다’의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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