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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서운 치매…안타까운 죽음 잇따라
70대 남편 아내 목졸라 살해
최근 8년새 환자 6배 늘어나


치매 질환자로 인한 고통이 가족 간의 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치매를 앓는 74세 아내를 2년간 지극정성으로 돌보던 남편 A(78) 씨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아내를 목졸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2년 전 치매 증상이 나타난 부인에게 밥을 손수 먹이는 등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했다. 하지만 아내의 치매 증세를 더는 감당하기 어렵자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결국 아내를 살해했다.

명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회사 임원까지 지낸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 목을 조르면서 ‘여보, 같이 가자. 사랑하니까 그러는 거야’라고 말했다”고 진술하면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8일에는 전남 고흥에서 42세 아내에게 공포탄을 쏴 전치 8주의 부상을 입힌 전직 경찰관 B(43) 씨가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재판부는 “치매 증상이 있는 노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치매 질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3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매질환자 수는 2002년 4만8000명에서 2010년 26만2000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성미라 서울시치매센터 사무국장은 “가족 중에 치매 질환자가 있으면 이 가족은 감당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치매 질환자와 대화가 전혀 안되고 대소변 수발까지 해야 한다”면서 “치매 질환자를 부양하는 경제적인 부담과 사회적으로 부정적 인식을 맞이하면 가족들은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는 가족해체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 사무국장은 “현재 서울시의 치매지원센터 25곳에서 치매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치매환자 가족모임이나 상담을 통해 고민을 나눌 것”을 당부했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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