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아이돌 소재 음란소설 ‘팬픽’ 무분별 확산
걸그룹 멤버 성행위 노골적묘사
인터넷카페 회원수 10만명 넘어
청소년 음란물 단속대상서 빠져


“하아…계속 입을 맞추며 순식간에 ○○누나의 겉옷을 벗겨냈고, 목부터 시작해서 가슴골까지 애무를 계속했다.”(모 인기 걸그룹의 10대 청소년 멤버가 소재가 된 인기 팬픽 ‘마약’의 한 부분)

연예인을 소재로 한 음란소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팬픽’이라는 미명 아래 연예인의 수위 높은 성행위 등이 적나라하게 묘사된 야설(야한 소설)이 만들어지고 공공연히 퍼지고 있는 것이다.

‘팬픽(fanfic)’은 ‘팬(fan)’과 ‘픽션(fiction)’의 합성어로 ‘특정 인물 또는 작품의 팬에 의해 탄생한 2차 창작물’을 통칭하는 용어다. 팬픽의 소재는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 아이돌 가수의 가상 로맨스부터 인기 드라마와 영화의 외전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10대 청소년 걸그룹 멤버의 성행위가 노골적으로 묘사되는 등 팬픽이 갈수록 야설로 변질되고 있다. 팬픽은 ‘수위물’과 ‘로맨스물’로 나뉘는데 인터넷 팬픽 카페, 파일공유(P2P) 사이트 등에 올라오는 팬픽의 절반 이상이 수위물이다. 인터넷 팬픽 카페는 현재 수십여곳으로 가입회원이 많은 곳은 10만여명이 넘는다.

팬픽 독자인 김모(23ㆍ여) 씨는 “팬픽 수위물은 야설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인터넷 카페나 P2P 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 팬픽에 해당하는 연예인이 봤을 때는 큰 충격이 될 것이다. 어느 정도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10대 청소년이 주로 팬픽을 만들어내고 소비하고 있어, 또래 청소년에게 성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동성의 아이돌 멤버가 서로 사랑한다는 내용의 ‘게이 팬픽’이 청소년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게이 팬픽에서는 동성 간 수위 높은 성애 묘사도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팬픽에 대해 전혀 규제가 없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요즘 아동ㆍ청소년 음란물 단속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지만 야설은 단속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아이돌 스타의 노골적인 성행위가 나오는 팬픽도 야설에 해당된다. 단지 정보통신망법의 음란물 유포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예인은 자신이 소재가 된 음란 팬픽을 보더라도 일이 커질 경우를 우려해 적극적인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팬픽의 성행위 묘사 등과 관련해 명예훼손 등을 제기한 연예인은 아직까지 없다”고 전했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