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밥상머리 금융교육 대한민국에 절실하다[리더스칼럼]

유대인의 금융교육, 독일의 미디엄 스카우트, 미국의 개인 금융 과목, 영국의 실용 금융교육.

흔히 ‘금융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 각국의 금융교육 시스템이다. 특히 유대인의 금융교육은 전 세계 금융교육의 근간이 될 정도로 간단하고 또 체계적이다. 어려서부터 용돈 관리를 위해 지출을 꼼꼼히 기록하게 한다. 더 나아가 주식,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 투자 교육도 받는다. 금융의 기본 원칙인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자산 수준에 비해 높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를 잘 지켜야 한다.

독일의 미디엄 스카우트는 학생들이 비즈니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학교 내에 교육적으로 설립된 회사의 한 종류다. 이런 학생 회사는 독일 전역에 220여개에 달한다. 학교 예산으로 교내 매점을 운영하기도 하고, 기업과 협업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도 한다. 미국, 영국도 사회, 수학, 외국어 등 여타 과목과 실용적인 금융을 결합한 ‘총체론적 관점’을 길러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대학 등록금이 전체 부채 중 두 번째로 많은 미국은 많은 주(州)에서 중학교 때부터 신용, 부채 관리법이나 금융기관 활용법 등을 교육하고 대학 진학에 필요한 학자금 마련 방안부터 장학금 신청하기 등을 커리큘럼으로 도입하고 있다.

필자가 중학생이었을 때 부모님이 ‘용돈 통장’을 만들어 주셨다. 월 5만원으로 일주일에 얼마를 써야 알차게 소비하고 저축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절반은 저축하고 절반은 소비하는 습관. 소비 계획은 어떻게 수립해야 할지. 문방구를 드나들며 무엇을 사고 싶은지 리스트를 정리하고 그 물건을 굳이 사야 하는지 검토해보는 습관. 이 모든 습관이 성인이 된 이후까지 이어진다.

저축이 최고의 투자이고 미덕인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1%대의 초저금리로 저축은 돈을 모으는 수단보다 돈을 그대로 가두는 수단이 된 것 같다. 묶인 현금을 어떻게 하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 중 주식, 가상자산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부모 세대로 편입되면서 금융교육에도 달라지는 모습이 여럿 보이기는 한다. 과거 소비습관에 머물렀던 금융교육이 투자로 확대됐다. 자녀 명의로 주식 계좌를 트기도 하고 심지어는 가상자산도 증여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이 ‘우리 아이 부자로 키우기’로 수렴된다. 이는 다소 추상적인 목표 설정으로 비춰질 수 있고, 나아가 돈에 대한 왜곡된 욕망을 심어줄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금융교육은 어떨까. 필자도 최근 출산을 하며 자녀에게 사회성과 공동선의 가치, 경제관과 금융습관을 어떻게 잘 길들일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금융교육은 어떻게 바뀔지, 외부적인 요소도 많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결국 돈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경제관념을 구축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했다. 돈을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부터 운용하는 습관까지 현금 흐름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즉, 밥상머리 교육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마치 스타트업을 설립하듯 부모에게서 초기 투자금을 받고 투자와 저축, 소비의 개념을 본인 스스로 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없이 부모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요즘, 조기 금융교육은 가장 든든한 방식의 투자가 아닐까.

이혜민 핀다 CEO

nature68@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