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핫한 ‘내추럴 와인’ 자꾸 손이 가네
유기농 포도 사용…인공첨가물 배제
전통 양조방식 거쳐 소량 생산·유통
4만~5만원대 고가에도 젊은층 인기
와인앤모어·와인웍스 등 입점 확산


주류 전문 보틀샵 와인앤모어의 내추럴 와인 코너 모습. [신세계L&B 제공]

“페쉬고는 맛도 있지만 개성이 강한 편이죠. 마셨을 때 기억에 남는 자극적인 맛으로, 국내엔 처음 소개된 와인이에요.”

지난 20일 찾은 서울 이태원의 와인바 ‘슬록’은 모두 내추럴 와인으로 와인 리스트를 채운 곳이다. 최근 이곳은 내추럴 와인을 즐기기 위한 와인 애호가들과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가게 운영자가 와인별로 직접 맛본 느낌을 솔직하게 적어 놓은 메뉴를 살폈다. 화이트 내추럴 와인 중 하나인 ‘페쉬고’를 고르자 와인의 맛처럼 개성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와인 생산자 이야기, 포도가 자라고 재배된 환경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슬록 진일환 대표는 “내추럴 와인을 수입하는 수입사도 매달, 매년 늘어나는 추세로 와인의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내추럴 와인은 화학비료나 살충제, 제초제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포도로 만들어진다. 양조 과정에서도 인공적인 첨가물을 최대한 배제한다. 인공 효모, 설탕 등 첨가물을 사용하는 현대적인 양조 기술이 아닌 전통적인 양조 방식에 가까운 셈이다. 농부이자 와인 생산자인 이들의 손길을 거쳐 소량 생산돼, 전 세계 와인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가량으로 추산된다. 유럽과 일본 등에선 10여년 전부터 와인 소비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아 고급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 편이다.

국내에서는 최근 1~2년 새 호텔 레스토랑에서 내추럴 와인을 선보이는가 하면 ‘피크닉’, ‘슬록’ 등 내추럴 와인 전문바가 생겨났다. 신세계 L&B의 와인앤모어, 연희동 비노테카 등 와인 전문 보틀샵을 중심으로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유통되고 있다.

내추럴 와인 90여종을 취급하는 비노테카 여유진 대표는 “내추럴 와인은 기존 와인에 비해 탄닌감보단 산도가 강한 편”이라며 “기존 와인이 잘 안 맞았던 사람도 오히려 내추럴 와인은 잘 맞을 수 있으며, 생동감 있는 맛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산미가 강한 쿰쿰한 맛으로 호불호가 갈리지 않느냐고 묻자 “내추럴 와인도 일반 와인처럼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취향을 찾아 마실 수 있다”며 “내추럴 와인을 규정하는 맛은 없다”고 했다.

내추럴 와인은 생산량이 적어 들여오는 수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맛보기 위한 시음회도 열리곤 한다.

여 대표는 “10명 남짓한 신청 가능 인원이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며 “수입사 관계자를 초청해 와인 생산자, 재배 환경에 관한 제품별 스토리, 정보 등을 공유한다”고 소개했다.

신세계 L&B의 주류 전문 보틀샵 와인앤모어는 2년 전부터 내추럴 와인을 판매하며 작년엔 청담점에 내추럴 와인 코너를 따로 마련했다. 약 50여종의 내추럴 와인을 선보이며 수입량도 늘렸다.

와인앤모어 관계자는 “기존 와인은 한 번 수입하면 컨테이너 단위이지만 내추럴 와인은 병 단위, 박스 단위로 소량 수입된다”며 “프랑스 보르도 등 유명 산지 외에 마이너한 산지에서도 내추럴 와인이 많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지난 1월 압구정 본점에 와인 복합 매장 ‘와인웍스’를 오픈하며 40여종의 내추럴 와인을 구비했다. 친환경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학 첨가물을 쓰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내추럴 와인도 마련한 것이라고 관계자는 귀띔했다.

다만 가격은 내추럴 와인이 일반 와인에 비해 더 비싸다. 기본 2~3만원대로 구입 가능한 일반 와인과 달리 내추럴 와인은 최소 4~5만원대로 와인바, 레스토랑 등에선 8만~10만원대를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추럴 와인은 거의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지며 상업 효모를 쓰지 않는 등 생산 방식에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며 “소량으로 생산되다 보니 값도 높지만 특징적인 맛의 매력과 자연주의 등의 가치를 소비하는 데 의미를 두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유정 기자/kul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