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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주년 맞은 '구해줘! 홈즈'는 어떤 길을 가고 있을까?[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방3화1" "직주근접(職住近接)" "오도이촌" "샵세권, 스벅세권" "전동 어닝"

그들은 쓰는 용어부터가 달랐다. 지난 5년간 집 전문가가 되어있었다. 5주년을 맞은 MBC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의 패널들과 제작진을 만났다.

연예인들이 바쁜 현대인들을 대신해 집 찾기를 도와주는 리얼 발품 중개 배틀인 '구해줘! 홈즈'가 장수 프로그램으로 안착했다는 건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상파 등 레거시 미디어와 리니어(linear) 채널 콘텐츠로 살아남을 수 있는 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주거에 관한 프로그램이 적지 않게 생겼지만, 장수하는 프로그램은 '구해줘! 홈즈' 하나뿐이다. 그런 면에서 미디어 관계자들이 '구해줘! 홈즈'를 주목하고 있다.

'구해줘! 홈즈'는 복팀과 덕팀으로 나눠 집 매매와 전세 등의 정보를 다양한 시각에서 알려주면서 의뢰자가 결정하는 집을 소개한 팀이 이기는 배틀 형태를 취해 재미를 주고 있다. 물론 그 승패 결과는 별로 중요하지 않지만.

2019년 3월부터 출연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출연진들은 거의 주택 전문가가 다 된 듯하다. 이들에게 집을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물어봤다.

장동민은 "나에게 집은 냉난방 효율이 중요하다. 중문을 설치하면 냉난방 효과가 좋아진다는 걸 체감했다. 또 어떤 인테리어로 소품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집안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양세형은 "많은 주거형태가 있지만 '심플 이즈 베스트'다. 수납이 잘돼있는 집이 좋다. 수납 공간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 수납공간이 있고 없고가 큰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복팀 팀장 박나래는 "우리가 보기에 집도 좋고, 가격도 적당한 것 같지만 의뢰인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의뢰인의 삶의 방식에 따라 결정된다. 집(건축)은 인문학과도 관련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의뢰인에게 '어떻게 사세요?' 본인 인생을 어떻게 그려나가세요?'를 물어본다"고 했다.

덕팀 팀장인 김숙은 "개성이다. 코로나 이후 집을 보는 관점이 바뀌었다. 예산, 직주근접(職住近接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것), 인프라 등을 봤는데, 집이 직장처럼 기능할 수도 있는 시대가 되면서 개성이 가장 중요해졌다"면서 "나도 방송국과 가깝고, 무조건 샵 근처(샵세권)에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외곽에 마당도 있고, 주위 산에 갈 수도 있는, 거기에 창고도 있는 집이 좋다. 지금은 불편해도 개성을 찾을 수 있는 집이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막내인 주우재는 "한 집에 오래 살면 집이 지루해진다. 그래서 자유도가 높은 집이 좋다. 그 안에서 구조를 많이 바꾸고 지낸다. 집돌이니까"라고 말했다.

양세찬은 "대기업 브랜드 아파트가 중요하다. 집 구조로 공격해 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해 웃음을 주었다.

'구해줘! 홈즈'는 전형적인 인포테인먼트 형태를 취하고 있다. 자극적인 OTT 콘텐츠와는 확연히 다른 지상파 예능으로 정보와 웃음의 적당한 배분이 중요해졌다.

이에 대해 정다히 피디는 "한 회에 집을 3~7개 정도 소개한다. 수도권에는 안가본 지역이 없다. 우리나라 사람은 거의 아파트에 살아 주거 형태가 다양하지 않다"면서 "그래서 웃음도 충분히 주고싶다. 단, 그 웃음은 집과 연관돼 있다. 산악회 아이템도 의뢰인이 산세권을 원했기 때문이다. 대호 씨가 노천탕에 들어가는 것도 주인이 아직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김대호는 "집은 (사는 게 아니라) 만나는 거다. 암반과 소나무, 이게 딱 살고싶은 집이다. 집을 고르는 기준 중에서 정보&재미를 공유하고 싶다. '집 보러 왔는대호'의 출장코디인 저는 커서 관리가 안되는 집 등 다양한 집들이 있는데, 가격&평수 정보뿐 아니라, 재미있는 집이 있구나 하는 정보&재미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집값과 전세 시세가 올라가면, 이를 소개하는 이들도 우려와 걱정이 앞선다. 장동민은 "과거보다 1~2배 올라간 집을 우리도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시청자가 위화감을 느끼지 않게 조심하지만 숨기지는 않는다. 우리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매물 정보를 알려주고 소개한다. 하지만 놀라운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정다히 피디는 "'구해줘! 홈즈'에서 저희가 제시하는 게 기준이 될 수 있다. 소개할 때는 책임감을 가지고 한다. 매물을 소개하면 여전히 관심을 가져주시고, 부동산 관련 토론을 여는 걸 보고 더욱 책임감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건물주이자 시인인 양세형은 "집은 아이를 낳고 결정하는 게 좋다. 점점 합리적인 걸 찾더라. 교통입지가 좋아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는 집을 선택하더라.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껴, 새로운 걸 생성한다. 스페인은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집이 비싸지더라. 우리와는 다르다. 우리는 교통 입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박나래는 "5년간 '홈즈'를 지켜오면서 들은 이야기들이 많다. 스벅세권이란 말이 있다. 다국적 기업이 주변을 다 따져보고 들어간 곳은 안정적이다. 일조량, 채광 얘기도 많이 한다. 일조량이 많은 게 좋다. 집값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홈즈'에 의뢰하겠냐고 묻자 대다수가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단, 김대호는 "의뢰조건으로 저희 친척들이 절대 접근하지 못하는 집으로 걸고싶다. 단 둘이서만 행복할 수 있는 집을 원한다"고 했다. 이에 앞서 김대호는 '나혼자산다'에서 엄청난 규모의 대가족끼리 명절을 보낸 바 있다.

반면, 김숙은 "'홈즈'에 의뢰하지 않겠다. 너희들이 장난칠 것 같아. 너무 친해서 이상한 걸 구해줄 것 같다. 신혼 집은 제발로 뛰어 찾겠다"고 했다. 박나래는 "'홈즈'에 의뢰하겠다. 내가 개성이 너무 강해 객관적인 눈으로 신혼 집을 보고싶다. 제가 얘기하면 신당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여기서 매물을 보고 안목을 키울 것이다"고 했다.

정다히 피디는 자가(自家)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2018년부터 무섭게 집값이 올라 박탈감을 느끼신 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자가면 책임감을 가지고 구해드리려고 한다. 코로나가 불어닥치면서 심정적으로 시즌2에 돌입했다. 부동산의 관점이 아닌 나다운 집에 살겠다는 분들이 늘어났다. 1인가구도 늘고 농촌에서 살고싶은 분들도 많아졌다. 사람들이 좋다는 집 말고 나다운 집이 요즘 자가를 설명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주우재는 "가장 재밌는 게 남의 집 구경이다. 내 집은 못바꾸니까, 남의 다양한 집을 본다. 앞으로도 많은 시청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숙은 "요즘 프로그램이 많이 없어진다. 하지만 '홈즈'는 5년간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린 프로그램이다. 지금은 김대호 씨만 개별코너가 있지만 패널마다 하나씩 개인 코너가 생길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김숙은 "나는 지하부터 옥탑까지 다 살아 봤다. 시골집부터 고급 아파트까지 다 살아봤다. '홈즈'를 통해 생활이 바뀐다는 게 쉽지 않은데, 주거환경에 대한 연락과 문의를 받으면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세형은 "복팀과 덕팀으로 나누니까, 마음에 드는데도 상대팀을 공격해야 할 때도 있다. 이 자리를 빌어 주인님께 사과드린다"면서 "발품을 팔아 정보를 알려드리면서 단순히 웃는 게 아니라 많은 정보를 제공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동민은 "'홈즈'는 삶의 일부가 됐다. 의뢰인들은 가족 구성원들이 원하는 걸 하나씩 실어 보낸다. 반려견이 원하는 것까지도 있다"면서 "우리는 집을 구할때 과연 가족끼리 소통할까? '홈즈'에 의뢰한다고 생각해 글로 적어 가족끼리 읽어보면 서로 사랑하는 게 느껴질 것이다. 그걸 보면서 가족끼리 사랑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다히 피디는 "오래 하면 구태의연해질 수 있지만 '홈즈'는 그렇지 않다. 양세형이 '홈즈'에 오면 설렌다고 했다. 집 보는 건 핑계고 신나게 놀고 간다고 했다. 시청자분들도 하하호호 즐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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