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첫날 퍼팅 라인을 일고 있는 아마추어 크리스토 람프레히트. [사진=R&A]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20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리버풀 골프클럽(파71)에서 막을 올린 제151회 디오픈에서 가장 화제가 된 선수는 단연 22세의 아마추어 골퍼 크리스토 람프레히트(남아공)였다.
람프레히트는 대회 첫날 버디 7개에 보기 2개로 5언더파 66타를 쳐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람프레히트는 실력도 실력이지만 출중한 외모에 가공할 장타력으로 전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키가 무려 203cm인 람프레히트는 두려움없는 장타력으로 코스를 지배했다. 그의 큰 키는 유전자 덕분이다. 그의 조부는 키가 무려 213cm에 달했다. 람프레히트는 키가 워낙 크다 보니 골프채 길이도 길 수밖에 없다.
그의 핑 G430 LST 드라이버의 샤프트 길이는 규정이 허용하는 최대치인 46인치다. 로프트 각도가 9도지만 큰 키로 인해 실질적인 로프트는 7.5도다. 람프레히트의 긴 팔과 긴 드라이버로 인해 엄청난 헤드 스피드와 거리를 만들어냈다. 람프레히트는 이날 평균 325야드의 드라이버샷을 날렸다. 이는 출전선수 전체의 평균 거리 보다 33야드나 더 날아가는 거리였으며 최장타는 363야드에 달했다.
람프레히트의 페어웨이 우드와 아이언, 웨지 등 다른 클럽도 스탠다드 클럽의 길이 보다 1.5인치가 길다. 퍼터 역시 43인치 길이에 로프트는 4.5도였다. 조지아텍 골프팀 소속인 람프레히트는 지난 달 브리티시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이번 디오픈에 출전할 수 있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남아공 출신 메이저 챔피언들인 루이 우스트이젠과 찰 슈워첼, 브랜던 그레이스와 연습라운드를 함께 한 람프레히트는 고국 선배들의 조언으로 링크스 코스에 대한 많은 간접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우스투이젠은 2010년 디오픈 챔피언이며 슈워첼은 2011년 마스터수 우승자다. 그리고 그레이스는 2017년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린 디오픈에서 62타를 쳤다.
이들 트리오는 디오픈데 데뷔하는 어린 후배에게 아낌없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승부 세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다. 주니어 시절 4년간 우스투이젠 아카데미에서 훈련한 인연이 있는 람프레히트는 이날 우상인 우스투이젠과 동반플레이를 했다.
람프레히트는 경기 후 “멘토인 우스투이젠과의 동반 플레이 자체 만으로도 오늘 스코어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람프레히트는 과거 4, 5차례 우스투이젠과 동반 플레이를 했는데 한번도 그를 이긴 적이 없다. 하지만 이날 우스투이젠은 74타를 쳤다. 람프레히트에 8타나 뒤졌다.
지난 달 US오픈에서 우승한 윈덤 클락(미국)은 3언더파 68타로 스튜어트 싱크, 맥스 호마(이상 미국) 등과 함께 공동 7위로 출발했다. 2014년 우승 후 9년 만에 타이틀 탈환에 나선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븐파 71타를 쳐 이민우(호주)와 함께 공동 32위에 자리했다.
한국선수들중 김시우와 임성재만 언더파로 출발했다. 오전 조로 경기한 김시우는 버디 4개에 보기 2개로 2언더파 69타를 기록해 조던 스피스(미국) 등과 함께 공동 12위에 올랐다. 임성재는 버디 4개에 보기 3개로 1언더파 70타를 쳐 브룩스 켑카, 스코티 셰플러, 패트릭 캔틀레이, 잰더 셔플리,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등과 함께 공동 18위다.
지난 주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에서 공동 3위에 올라 출전권을 획득했던 안병훈은 2오버파 73타로 부진해 공동 65위로 출발했다. 김주형은 3오버파 74타로 부진해 김비오, 존 람(스페인)과 함께 공동 89위, 이경훈은 4오버파 75타로 공동 109위를 각각 기록했다. 코오롱 한국오픈 우승자와 준우승자인 한승수와 강경남은 각각 5오버파와 7오버파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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